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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이란 핵심 시설 정조준”…양국 보복 공격 속 민간인 참상 확대→중동 혼란 어디까지
국제

“이스라엘, 이란 핵심 시설 정조준”…양국 보복 공격 속 민간인 참상 확대→중동 혼란 어디까지

한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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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의 하늘 아래에 고요는 사라지고, 긴장과 불안의 어둠이 짙게 깔렸다. 지난 일주일, 이스라엘과 이란은 위태로운 대립의 강 위에서 팽팽한 군사적 긴장감을 불씨로 삼아 서로의 심장부를 겨누었다. 6월 19일,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심 플루토늄 생산시설인 아라크 중수로에 대한 정밀 공습을 단행했다. 이 일격의 파장은 모호했던 위기의 선을 넘어, 민간인 일상과 중동의 안보 지도까지 일렁이게 하고 있다.

 

이날 이스라엘군(IDF)은 아라크 중수로를 겨냥해 핵 관련 부품을 집중 공습했다. 그 명분은 “핵무기 개발 악용 차단”이었다. IDF가 공개한 위성사진에는 붉은 원 안에 아라크 핵시설이 또렷이 표시됐고, 공격을 앞둔 현지 주민 대피 과정까지 소셜미디어에 동시 공개됐다. 이란 국영방송 IRIB 역시 이스라엘의 공습 사실을 신속히 확인하며, 테헤란에서 250 킬로미터 떨어진 해당 시설의 사전 대피와 방사능 유출 우려는 없음을 내세웠다. 이스라엘은 플루토늄 생산이 핵무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오랫동안 경고해왔고, 농축 우라늄을 다루는 포르도 지하 핵시설 역시 감시망에 올렸다.

[라마트간=AP/뉴시스] 19일(현지 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 인근 라마트간에서 구조대와 군 관계자들이 이란의 미사일 직격 현장을 살피고 있다 / 뉴시스
[라마트간=AP/뉴시스] 19일(현지 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 인근 라마트간에서 구조대와 군 관계자들이 이란의 미사일 직격 현장을 살피고 있다 / 뉴시스

공습의 불씨는 곧장 보복의 화살로 되돌아왔다. 이란은 즉각 남부 에르셰바 지역 소로카 병원을 포함한 민간 거주지에 대량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조용하던 새벽, 병원과 주택가는 연기와 파편에 휩싸였고, 구조팀은 부상자 32명을 인근 의료시설로 긴급 후송해야 했다. 그 가운데 고령 남성과 여성이 중상을 입었고, 많은 이들이 두려움 속에 긴 밤을 지새워야 했다. 이스라엘 외무차관 샤렌 하스켈은 “민간 의료시설을 겨냥한 이란의 공격은 고의적이고 범죄적 범주에 속한다”라며 국제법 위반을 직설적으로 강조했다.

 

상호 보복의 악순환은 더는 군사적 기싸움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전략적 거점이었던 핵 시설, 대피한 주민, 그리고 병원까지—공습과 미사일 공격의 화약 연기는 점점 민간인 일상으로 번지고 있다. 전면전을 우려하는 국제사회는 미국의 개입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한편으로는 중동 전역에 미칠 안보의 후폭풍을 예의주시한다. 이미 분쟁으로 얽힌 중동의 지도 위에서, 이스라엘과 이란은 위험한 경계선을 다시 그리고 있다. 피로와 긴장이 교차하는 이 바람 아래, 중동의 오늘은 또 한 번 깊은 불안에 휩싸였다.

한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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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란#아라크중수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