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에서만 누릴 수 있는 하루”…과천청년축제, 일상에 신선한 쉼표를 남기다
요즘 공원을 찾는 사람들의 표정이 달라졌다. 어디선가 어릴 적 오락실의 소음과 푸드트럭에서 피어오르는 고소한 냄새가 낮선 설렘을 더하고 있다. 이제 축제는 단순한 이벤트를 넘어, 도시 일상에 새로운 감각을 넣어주는 순간이 돼가고 있다.
9월 27일, 경기도 과천 중앙공원에서는 제4회 과천청년축제 ‘없스티벌’이 열린다. “과천에 없던 것들, 오늘 하루만 모두에게”라는 콘셉트에 맞게 영화관, 보드게임 카페, 오락실, 포차 등 평소 과천에선 쉽게 누릴 수 없는 즐길 거리가 공간을 가득 메운다. 어느 코너에서는 어린 시절을 소환하는 아케이드 게임 소리, 또 다른 자리에서는 청년 공연팀의 버스킹과 공연이 오후의 공원을 감싸며 기억에 남을 순간을 만들어낸다.

이런 변화는 숫자보다 체험에서 더 강하게 체감된다. 곳곳에 준비된 팝업 체험존에서 직접 게임을 즐기고, 지역 청년들이 운영하는 정책 참여 부스에 들러 자기 생각을 나누는 모습은 그 자체로 새로운 지역 문화를 예고한다. 타코야끼, 닭꼬치, 츄러스 등 다양한 푸드트럭의 음식마저 이 특별한 날에 의미를 보탠다. “도시에서 이런 축제가 열린다니 반가워요. 가족과 함께 나와 공원에서 하루를 보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달라졌어요.” 한 방문객은 이런 경험이 일상에 신선한 활력이 된다고 표현했다.
축제 기획을 맡은 청년들도 남다른 자부심을 드러냈다. 자신들의 손으로 직접 준비한 행사라는 점, 그리고 이 과정에서 시민과 더 가까워질 수 있었다는 점이 특별하게 다가왔다고 전한다.
전문가들은 도시 청년 문화가 단순히 특별한 이벤트나 트렌드를 넘어, 지역 사회의 새로운 연대와 가능성을 여는 문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일회성 행사 같지만, 이런 경험이 당사자들에겐 소속감과 자존감을 심어줍니다. 그 힘이 쌓이면, 도시의 라이프스타일 자체를 바꿀 수도 있죠.” 한 문화연구자는 축제의 본질이 ‘낯선 경험 속에서 다시 나를 발견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SNS나 커뮤니티 반응도 흥미롭다. “이 날만큼은 누구나 청년 같은 기분”, “집 앞에서 이런 행사를 기다렸다” 등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잠시 머물기를 즐기는 이들의 댓글이 이어진다. 지역 주민뿐 아니라, 인근도시에서 일부러 찾아오는 발걸음도 이어진다.
과천청년축제는 단지 하루짜리 이벤트에 그치지 않는다. 익숙한 일상에 잠시 틈을 내고, 도시 안에 숨어있던 새로운 가능성을 서로 발견하는 특별한 장이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