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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호 기술, 한화에어로로 이전”…우주산업 민간 진출 신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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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호 기술, 한화에어로로 이전”…우주산업 민간 진출 신호탄

오태희 기자
입력

국내 정부 주도로 개발돼 온 한국형발사체 ‘누리호’의 핵심 기술이 민간기업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이전됐다. 이로써 국내 우주발사체 산업은 본격적인 민간 주도 체제로 접어들게 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기술이전 계약이 ‘우주산업 경쟁의 분기점’이 될 것으로 주목하고 있다. 당장 올해 11월 예정된 누리호 4차 발사부터 총 3회의 반복발사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실제로 수행하게 된다.

 

우주항공청은 25일, 누리호 개발 기술의 공식 이전 계약이 체결됐다고 밝혔다. 계약은 대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본원에서 체결됐으며, 우주항공청 윤영빈 청장과 항우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양측 대표가 참석해 서명했다. 이전된 기술에는 누리호 구조·추진·제어 시스템 등 핵심 발사체 통합 설계 및 제작 노하우가 포함된다.

이번 기술이전의 핵심은 정부가 직접 개발한 우주발사체 체계 기술이 민간기업에 공식적으로 넘어간 첫 사례라는 점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번 계약으로 누리호의 제작, 조립, 발사운용 전 과정을 총괄하며, 누리호 고도화사업 종료 시점까지 항우연으로부터 단계적으로 기술과 노하우를 이전받게 된다. 특히 각종 엔진 제작, 추진체 조립 등 고난도 기술의 실전형 구현 경험치를 축적함으로써 민간기업 역량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정부가 이처럼 신속한 기술 이전에 나선 것은, 반복발사로 신뢰성을 확보하고 민간 중심 우주산업 생태계를 조기 구축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으로 해석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22년부터 항우연과 함께 한국형발사체 고도화사업의 ‘체계종합기업’으로 지정돼, 반복 발사 및 상용화 기반 구축에 힘을 실어왔다. 2027년까지 누리호 3~6차 발사가 단계적으로 이뤄질 예정이며, 실전 임무를 거치며 민간이 앞장서는 발사체 산업 기반을 다진다는 목표다.

 

글로벌 우주발사체 시장에서는 이미 미국의 스페이스X, 유럽의 아리안스페이스 등 민간기업 주도의 시장 재편이 본격화된 상태다. 정부 R&D에서 민간 기업 중심 상용화로 넘어가는 전환은 세계 우주 산업의 추세로, 한국도 이번 기술이전을 기점으로 ‘K-발사체’의 국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기술이전 이후에도 기존 발사체 기준·인증 및 안전관리 등에서는 여전히 정부와 공공연구기관의 엄격한 관리·감독 체계가 유지된다. 우주청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항우연 간 긴밀한 협력을 위한 제도적·재정적 지원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정부의 우주산업 육성 의지와 민간 주도 체제 전환이 맞물린 상징적 첫걸음”이라는 평가다.

 

산업계는 향후 누리호의 성공적 상용화 여부가 한국 민간 우주산업의 성장을 좌우할 변곡점이 될지 주시하고 있다. 기술과 제도, 산학연 협업이 균형을 이루는 생태계 조성이 차세대 우주산업 성장의 관건으로 남아 있다.

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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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에어로스페이스#항우연#우주항공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