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00만원 교단자금 샤넬백 구매 관여 의혹”…김건희특검, 통일교 전 재정국장 소환 조사
통일교 정교유착 의혹을 둘러싼 수사에 민중기 특별검사팀과 통일교 측이 정면 충돌했다. 김건희 여사 선물용 샤넬백 구매 등 교단 자금 8천300만원 횡령 의혹을 두고, 관련 피의자 소환에 이어 양측의 입장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9월 26일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특검 사무실에서 통일교 세계본부 전 재정국장 이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이씨는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인 배우자 윤모씨, 한학자 총재와 함께 2022년 4월부터 7월까지 교단 자금을 빼돌려 김건희 여사 선물용 샤넬백 및 고가 목걸이 등을 구입하는 데 관여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검찰이 제출한 윤씨 공소장에는 이씨와 한학자 총재가 업무상 횡령 혐의의 공범으로 적시돼 있다. 공소장에는 2021년 하순부터 2024년까지 이씨, 윤씨, 한학자 총재가 윤석열 전 대통령, 김건희 여사,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 등에게 교단의 지원을 요청하며 자금을 ‘선교특별지원’, ‘선교활동지원비’ 등의 명목으로 공모해 제공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특검팀은 현재 한학자 총재를 업무상 횡령 등 혐의로 이미 구속한 상태다. 그러나 통일교 측은 “윤씨의 모든 행위가 개인의 일탈”이었다며 조직적 공모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다. 통일교는 지난 9월 1일 이씨가 재정국장으로 재직하던 당시 약 20억원을 횡령했다며 별도의 혐의로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했다.
이에 대해 이씨는 “교단 내 자금 기획과 집행은 모두 본부 내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입장문을 통해 강하게 반박했다. 이씨 측은 내부 결재 및 집행 프로세스상의 상급자 승인 절차를 문제 삼으며 조직적 책임을 강조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번 특검 수사가 통일교·여권 인사 간 정교유착 의혹 전반으로 번질 수 있다고 전망한다. 여야는 통일교 자금의 흐름과 고위 인사 연관성에 대해 신속한 수사와 진상 규명을 촉구하며 각각의 책임 소재에 주목하고 있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이번 이씨 소환을 계기로 추가 피의자 조사 및 관련 교단 자금 추적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국회는 향후 특검 수사 경과에 따라 관련 제도 보완 등 대책 마련 논의에 나설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