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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서 만나는 서커스와 음악극”…예술이 일상에 스민 가을 부산

장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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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가을 부산을 걷다 보면, 갑자기 거리에 펼쳐진 서커스와 음악극, 그리고 무심코 스며든 퍼포먼스가 일상의 풍경을 바꿔 놓는다. 거리 한복판을 무대 삼은 예술가들의 움직임과, 그 속에 자연스럽게 어울린 관객들의 표정은 “예술은 먼 곳의 전시가 아니라, 삶 속으로 들어온 경험”임을 보여준다.  

 

2025년 9월, 부산국제공연예술제가 다시 한 번 금정구 온천천과 부산대학로 일원을 가을빛으로 물들인다. 해마다 예술에 목마른 마음들을 불러 모으는 이 축제는, 올해도 “예술, 사이에 스며들다”라는 주제로 서커스, 퍼포먼스, 음악극 등 다양한 거리예술이 곳곳을 채운다. 10개국의 해외작과 국내외 창작진 28팀의 작품이 예년보다 한층 확장된 형태로 관객과 만난다.  

서커스부터 체험마켓까지…‘부산국제공연예술제’ 금정구 온천천 일원에서 열린다
서커스부터 체험마켓까지…‘부산국제공연예술제’ 금정구 온천천 일원에서 열린다

이런 변화는 숫자에서도 확인된다. 지난해보다 더 많은 해외교류 작품, 유럽과 남미, 아시아 예술가들의 무대가 온천천과 부산대학로에 마련된다. 공식 초청작과 신진 아티스트의 신선한 시선까지 더해져, 축제 현장은 예술의 경계가 없는 자유로운 공감의 공간으로 재탄생되고 있다.  

 

거리의 무대와 체험 마켓, 시민 참여 전시인 ‘조물조물: 꾸꾸꾸’ 등은 단순한 관람을 넘어, 관객이 직접 작가가 되고 예술가의 손길을 느끼게 한다. 축제에 참여한 한 시민은 “언제 어디서든 예술이 내 곁에 있다는 걸 실감했다”고 표현했다.  

 

전문가들은 “거리예술제의 본질은 예술의 민주화와 일상의 확장에 있다”고 말한다. 또 다른 현장 참가자는 “축제 때마다 금정구의 모습, 사람들의 표정이 마치 달라진다. 일상의 활기가 예술 안에서 한 번 더 빛을 내는 느낌”이라며 감상을 전했다. 실제로 커뮤니티 내 반응도 “밤 산책하다 우연히 본 공연에 마음이 움직였다”, “가족과 가볍게 산책하며 새로운 예술 경험을 했다” 등 ‘일상에서 만나는 예술’의 기쁨이 이어진다.  

 

부산국제공연예술제는 지역과 세계, 예술과 일상, 작가와 관객의 ‘사이’를 매만지며, 삶의 리듬에 작은 떨림을 더한다. 축제는 단순한 트렌드가 아니라, 또 하나의 새로운 부산의 계절, 우리 곁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라이프스타일이 되고 있다.  

 

작고 산발적인 공연이지만, 분절된 일상 속에서 예술 한 조각이 스며드는 순간, 부산의 가을은 조금 더 특별해진다.

장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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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공연예술제#온천천#거리예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