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척추 임플란트, 유럽 CE MDR 첫 승인”…시지바이오, 글로벌 시장 진입 본격화
국내 바이오 재생의료 전문기업 시지바이오가 자사 척추 임플란트 ‘노보맥스 퓨전’으로 유럽 의료기기 규정(MDR)에서 최고 등급인 Class III CE 인증을 획득했다. 해당 인증은 유럽연합이 2021년 5월 도입한 새 의료기기 규제로, 기존보다 임상 안전성 및 품질 관리 등 검증 기준이 한층 강화된 것이 특징이다. 이번 결과로 시지바이오는 국내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척추 임플란트 분야에서 CE MDR Class III 승인을 따내며, 유럽 전역에서 본격적인 시장 진입이 가능해졌다. 업계는 차세대 의료기기 경쟁의 분기점으로 평가하고 있다.
노보맥스 퓨전은 경추유합술(목뼈 고정)에 사용되는 임플란트 케이지로, 손상된 목 디스크 부위에 삽입해 척추 안정성을 높인다. 특히 표면이 뼈와 직접 결합하는 기능을 가진 독자 신소재 ‘BGS-7’(생체활성 유리세라믹)이 적용됐다. 기존 티타늄 소재는 강도가 뛰어난 대신 침강 현상(삽입물 함몰) 위험이 있었고, PEAK(피크) 소재는 강도는 적당하지만 뼈 결합력이 부족해 추가 뼈 이식재를 써야 하는 한계가 있었다. 반면, BGS-7은 단독으로도 뼈와 강하게 접합돼 PEEK 대비 결합 강도가 약 15배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또한 설계상 접촉면적이 넓어, 별도의 골 이식 없이 안정적 유합을 유도하는 점이 특징이다.

최근 CE MDR 승인에 따라 시지바이오는 유럽 등 글로벌 시장 진입에 박차를 가하게 된다. 유럽 외 일본 등에 이어 호주 등 선진국 의료시장 확대도 추진 계획에 포함됐다. 유럽 MDR은 미국 FDA와 더불어 가장 엄격한 규제를 꼽히며, 유럽 내 유통을 위해 반드시 통과해야 한다. 이번에 시지바이오는 글로벌 인증기관인 BSI 심사를 거쳐 인증을 획득했다.
경쟁 구도 측면에서, 선진국 시장에서 척추 임플란트 CE MDR 최고 등급 승인은 세계적 시장 진출 교두보로 인식된다. 미국, 유럽 대형 기업들이 주도하던 고위험군 척추 임플란트 시장에서 한국 기업의 최초 진입 사례로 기술력과 신뢰성을 동시에 입증했다. 유럽 외 북미·일본·중국도 고령화 심화로 척추질환 치료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어, 시장 확대가 예상된다.
의료기기 MDR 제도는 신소재, 임플란트와 같은 인체 삽입형 제품에 엄격한 임상시험·안전성 데이터 제출을 요구한다. 인증 난도가 높아, 국내 여러 기업들이 진입 장벽을 체감해왔다. 시지바이오는 노보맥스 퓨전에 적용한 BGS-7을 통한 차별화와 품질, 데이터 관리 능력으로 이런 조건을 충족시키며 글로벌규제 동향에 대응했다. 회사 측은 유럽에 이어 주요 제품군의 CE MDR 확대, 올 하반기 완공되는 신공장의 대량 생산체계 등에도 대비 중이다.
전문가들은 "신소재 기반 척추 임플란트의 MDR 인증 획득은 국내 의료기기 산업이 기술 혁신에 그치지 않고 글로벌 기준을 충족하는 수준으로 성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산업계는 시지바이오의 이 같은 성과가 해외 시장에서 국산 의료기기의 파급력을 높이고, 글로벌 공급망 진입 기회를 넓힐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