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시간 멈춘 지역상품권 앱”…조폐공사, 시스템 장애 재발에 불신 확산
지역 기반 디지털 결제 인프라인 ‘지역사랑상품권’ 앱이 23시간 넘게 먹통이 되며, 전국 250만 명 이용자와 88개 지자체의 결제 시스템이 정지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한국조폐공사가 운영하는 이번 플랫폼 장애는 공공 IT서비스 안정성에 대한 구조적 한계를 재확인하게 했으며, 소비자, 소상공인, 카드사 등의 연쇄 피해가 속출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업계는 이번 사고를 ‘전자금융 IT 리스크 관리의 분기점’으로 해석하고 있다.
한국조폐공사는 19일 오후 3시부터 20일 오후 2시10분까지 ‘지역상품권 chak(착)’ 애플리케이션의 내부 시스템 통신 장애로 인해 결제, 잔액 확인 등 핵심 서비스가 전면 중단된 사실을 밝혔다. QR코드 결제는 물론, 제휴카드로 결제 시에도 상품권이 아닌 일반 체크카드 계좌에서 금액이 빠져나가는 오류가 발생해 현장 혼란이 컸다. IT운영상 복구까지 소요된 시간은 23시간이 넘었으며, 전자금융감독규정의 3시간 내 복구 기준을 크게 초과했다.

특히 이번 장애는 조폐공사가 올해 3월 ‘디지털온누리’ 통합 플랫폼 출시 당일 대규모 접속 장애를 일으킨 지 6개월 만에 반복돼, 시스템 설계와 운영 역량에 대한 근본적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당시에도 사용자 불편과 오작동 문제가 길게 이어진 바 있다.
피해는 소비자와 소상공인을 넘어 카드사로 확산됐다. 카드 결제 오류 관련 항의가 대량 접수되면서 카드사는 자체 장애가 아님에도 불구, 감독기관 보고와 민원 처리에 인력을 집중해야 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 민간 대행사가 같은 장애를 내면 일반적으로 차기 입찰에서 불이익을 주지만, 조폐공사는 지자체 수의계약 구조라 제재 수단이 매우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조폐공사는 “해킹 등 보안 침해가 아닌 내부 시스템 통신 오류”라고 해명했지만, 잦은 장애와 장시간 복구로 대국민 신뢰도에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 공공 플랫폼의 경우 장애가 시장 전체 신뢰와 이용자 금융생활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만큼, 운영 시스템의 내구성과 신속한 장애 대응 체계 마련이 핵심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공공 IT플랫폼이 연쇄적 피해를 막으려면 복수 벤더 관리, 실시간 모니터링, 외부 품질 인증 도입 등 민간의 IT운영 관행을 적극 이식해야 한다”며 “특히 단일 공급자 방식의 구조적 리스크를 사전에 통제하는 정책적 보완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산업계는 이번 사건이 공공 디지털서비스 신뢰도 회복의 분기점이 될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