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테슬라, 2026년 로보택시 수백만 대 어렵다”…미 기술주 낙관론에 균열

조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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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2025년 11월 9일, 미국(USA) 내 대표 AI·자동차 기업 테슬라(Tesla)의 로보택시 상용화 전망에 대해 회의적인 분석이 제기됐다. 미국의 투자분석 매체 모틀리풀(Fool)은 “테슬라가 2026년까지 도로에 수백만 대의 로보택시를 내놓겠다는 일론 머스크(Elon Musk) 최고경영자의 약속은 실제로 실현 가능성이 낮다”고 진단했다. 이번 조치는 자율주행 택시 및 AI 기반 모빌리티 시장의 성장 기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테슬라를 중심으로 한 기술주의 밸류에이션 논란과도 맞물리고 있다.

 

올 들어 머스크 CEO는 자사의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로보택시를 거론하며 내년 대규모 상용화 계획을 지속적으로 강조해 왔다. 테슬라의 시가총액은 1조4천억 달러에 달하며, 로보택시 부문에 대한 기대치가 주가 형성의 중심축으로 작동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모틀리풀은 “테슬라의 현실적 기술·인프라 역량을 감안하면 목표가 과도하게 낙관적”이라고 평가했다.

테슬라 로보택시 전망, 2026년 실현 가능성 ‘회의적’ 분석
테슬라 로보택시 전망, 2026년 실현 가능성 ‘회의적’ 분석

이에 비해 알파벳(Alphabet) 산하 웨이모(Waymo)는 이미 10년 넘게 자율주행 로보택시 시장을 선도해 왔으나, 실제 운영 차량 규모는 불과 1,500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웨이모는 2015년 미국 아리조나주 피닉스 등지에서 완전 자율주행 서비스 시험 운행을 시작했고, 안전요원 없는 상용 서비스는 2020년부터 도입했지만, 2025년까지도 2,000대 정도의 확대에 그칠 전망이다. 웨이모의 느린 확장 속도는 자율주행 기술의 기술적 한계와 실제 도입 과정의 어려움을 방증한다는 해석이 우세하다.

 

테슬라의 강점으로는 자체 생산라인을 통한 차량 신속 공급 능력이 꼽힌다. 하지만 오토파일럿 및 완전자율주행(FSD) 소프트웨어는 미국 내 각 주정부의 승인 절차와 기술 완성도를 둘러싼 논란이 남아있다. 웨이모에 비해 데이터 누적 기간이 짧고, 실제 도로·규제 검증 과정에서 난항이 예상된다는 점도 대규모 상용화에 걸림돌로 지적됐다.

 

미국 주요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테슬라가 AI·로보틱스 신사업 기대감으로 고평가됐지만, 실질적 양산 속도가 미달할 경우 시장 밸류에이션에도 조정 압력이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반면 장기 낙관론자들은 “자율주행 데이터 축적이 결국 테슬라에 기술적 우위를 안겨 줄 것”이라고 맞선다. 실제로 테슬라 주가는 11월 7일 기준 3.56% 하락한 430.05달러를 기록하는 등 시장 기대와 현실 간 괴리가 주가에 반영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해외 매체들은 이번 분석이 “IT 분야에서 이어진 장밋빛 전망과 실제 기술 발전 속도 간 간극을 보여주는 단면”이라고 평가했다. CNN은 “테슬라의 상용화 약속이 투자심리에 단기적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진단했고, 블룸버그 역시 “월가의 예측 피로감이 본격 확산될 조짐”이라고 보도했다.

 

향후 테슬라의 로보택시 상용화는 완성차 제조 역량뿐만 아니라 인프라, 규제체계, 이용자 신뢰 등 복합적 장애물이 해소돼야 실현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논란이 AI·자율주행 혁신의 기대와 투자 리스크 사이 균형점을 찾는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에서 기대심리만으로 움직이는 투자관행에 대한 경계 역시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조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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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웨이모#일론머스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