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동네 한 바퀴 이만기, 골목의 노래 품다”…순천 하루, 빵 내음 속 위로→영혼을 두드린 감동
엔터

“동네 한 바퀴 이만기, 골목의 노래 품다”…순천 하루, 빵 내음 속 위로→영혼을 두드린 감동

정하린 기자
입력

이른 저녁, 순천의 골목길을 걷던 이만기의 마음에는 음악처럼 스며드는 온기가 내려앉았다. KBS ‘동네 한 바퀴’를 통해 이만기는 사랑이 배인 식탁과 오래된 빵 내음, 그리고 이웃의 노래에 귀 기울였다. 따뜻했던 명랑함은 느리게 번지는 감동이 돼, 의외의 순간마다 삶에 진한 위로를 얹었다.

 

문화의 거리 회색 돌담을 타고 고요하게 흐르는 오랜 역사는, 이만기의 발길을 옛 순천부의 흔적 위로 이끌었다. 시간에 그어지고 덮여온 골목길, 1430년부터 이어온 맥박 위를 거닐며 인생의 결이 한 올씩 드러났다. 청수골 어머니들의 손맛은 담백한 집밥 한 그릇에 동네의 사연을 녹여 냈고, 버려진 한옥이 식당이 돼 다시 피어난 새뜰마을에서는 소소한 행복이 스며들었다.

노래로 물든 순천 하루…‘동네 한 바퀴’ 이만기, 골목과 이웃의 멜로디→삶이 선사하는 위로
노래로 물든 순천 하루…‘동네 한 바퀴’ 이만기, 골목과 이웃의 멜로디→삶이 선사하는 위로

연향동 밤, 젊은 청년들이 오직 ‘다온크루’로 만나 노래를 부를 때, 이만기는 음악 너머의 꿈과 응원을 만났다. 평범한 노동을 벗어나 오직 목소리로 하나 된 그 순간, 노래는 서로의 심장을 두드렸고 고된 하루의 피로를 녹였다. 이만기가 직접 노래를 부르며 청춘들과 공명하는 장면은 동네의 한 부분을 강렬하게 살려냈다.

 

그린 아일랜드 잔디밭 아래 남아 있는 차도 표지판은, 사라진 풍경의 기억을 지우지 않으려는 마음의 표식이었다. 도공 장성주 씨가 짱뚱어 오카리나를 빚는 흙집에서는 바람과 흙, 가족의 이야기가 어우러졌다. 이만기는 작은 악기에 온기를 불어넣으며 순천의 진심을 노래로 새겼다.

 

식당 외벽을 채운 ‘닭장’ 글씨는 음식의 이름이자 세월의 기록이었다. 닭고기와 조선간장, 능이버섯이 한데 어우러진 한 그릇에서 이만기는 추억의 맛을 확인했고, 이창규 씨와 남정례 씨의 삶도 오롯이 녹아났다. 연향상가패션거리에 비친 계절의 흐름, 낡은 동네 풍경은 천하장사 이만기의 고단한 오늘을 진하게 품었다.

 

형제의 제과점에서는 30년 내내 이어온 정성, 연구 노트, 따뜻한 우애가 빵 내음에 스며있었다. 아버지로부터 아들에게로 빵의 비밀이 전해졌고, 남은 빵을 어려운 이웃에 나누는 손길에서 나눔의 진심이 깊이 전해졌다. 달콤한 낙안 배 빵과 3단 초콜릿 케이크 위로 오래된 동네의 온기가 잠들었다.

 

순천의 하루는 골목과 노래, 빵과 이야기, 조용한 위안의 멜로디로 완성됐다. ‘동네 한 바퀴’는 지역의 소소한 시간을 감동으로 일궈내며, 지친 이들의 어깨에 따뜻함을 얹었다. 이날 여정을 그린 ‘노래가 되다 – 전라남도 순천’ 편은 7월 26일 토요일 저녁 7시 10분, 330번째 이야기로 시청자 곁을 찾는다.

정하린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이만기#동네한바퀴#순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