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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연아 ‘나의 아저씨’ 첫 무대서 터졌다”…심연 짙어진 표정→관객 심금 울렸다
윤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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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조명 아래 오연아가 무대에 들어서는 순간, 기대와 설렘이 한데 어우러진 객석에 묘한 기운이 감돌았다. 시간의 층위와 감정의 깊이가 뒤섞인 ‘나의 아저씨’ 첫 공연에서 오연아는 흔들림 없이 강윤희로 살아 숨 쉬었다. 무대를 채우는 그녀의 눈빛은 사람과 사랑, 관계와 결핍을 천천히 풀어냈고, 관객들은 조심스레 그녀의 마음에 귀를 기울였다.
오연아는 때로 차분하게, 때로는 평정을 잃은 목소리로 극의 흐름을 이끌었다. 복잡한 가족 서사 속 강윤희의 내면을 섬세하게 짚는 모습은 마치 바람에 흔들리는 수면처럼 잔잔하면서도 강렬했다. 여러 통화 장면에서는 단순한 대사가 아니라 깊은 삶의 흔적을 머금은 표정 변화로 시선을 끌었다. 특히 비밀이 밝혀지는 장면에서는 부끄러움, 슬픔, 분노, 허망함, 다양한 감정이 차례로 번지며 조용히 객석의 숨을 멎게 했다.

드라마로 익숙한 원작의 결을 무대 위에 되살린 이번 ‘나의 아저씨’에서 오연아는 첫 연극이라는 점이 무색할 만큼 단단한 연기를 펼쳤다. 세밀한 감정선과 능숙한 공간 장악력, 그리고 배우들과의 호흡으로 인물의 삶을 입체적으로 그려낸 오연아는 신인답지 않은 무게감을 발휘했다. 공연장을 가득 메운 관객의 박수와 환호는 그 진심의 증거였다.
이번 첫 무대 이후, 오연아가 매회 어떤 새로운 해석과 감정선으로 무대를 물들일지 기대감이 더해진다. 오연아가 주연으로 나선 연극 ‘나의 아저씨’는 LG아트센터 서울 U플러스 스테이지에서 9월 27일까지 이어진다.
윤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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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연아#나의아저씨#연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