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시밀러로 日 시장 장악”…셀트리온, 베그젤마·유플라이마 처방 1위
셀트리온이 개발한 바이오시밀러 의약품이 일본 항암 및 자가면역질환 시장에서 빠른 속도로 판도를 바꾸고 있다. 셀트리온은 지난 9월 일본에서 전이성 직결장암 및 유방암 치료제 ‘베그젤마(성분명 베바시주맙)’가 50%의 시장 점유율에 올라서며 오리지널 및 경쟁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제치고 처방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바이오시밀러는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과 효능·안전성 등을 동등하게 입증한 복제약으로, 임상·생산 기술력이 필수적이다. 베그젤마는 전년 동월 15% 대비 3배 급성장했으며, 일본 내 5개 제품이 경쟁 중인 베바시주맙 시장에서 사실상 독주 체제를 구축했다. 또한 유방암 및 위암 치료제 ‘허쥬마(성분명 트라스투주맙)’도 74% 점유율로 압도적 격차를 보여 일본 내 바이오시밀러 시장 트렌드의 변곡점을 맞이했다.
이번 성과 배경에는 일본 항암치료 정책의 특성과 셀트리온의 현지화 전략이 있다. 일본 정부는 ‘일본식 포괄수가제(DPC)’로 암질환 의료비를 고정해두고, 병원들이 상대적으로 약가가 낮은 바이오시밀러를 사용할 경우 그만큼 수익을 보전받는 구조다. 환자 본인 부담금과 국가 의료비 모두 절감할 수 있어, 오리지널 대비 가격 경쟁력이 높은 바이오시밀러가 확대되는 환경이 만들어졌다.
셀트리온은 현지 법인과 유통 파트너사를 이원화해 제품 공급망의 사각지대를 줄였고, 바이오시밀러 특화 마케팅을 선제적으로 추진하며 실사용 수요를 끌어올렸다. 자가면역질환 분야 제품도 두각을 드러낸다. ‘램시마(인플릭시맙)’가 43%, ‘유플라이마(아달리무맙)’가 14%의 점유율로 일본 시장에서 각각 처방 1위에 올랐다. 특히 유플라이마는 2023년 12월 출시된 ‘후발주자’임에도 불구하고 빠르게 점유율 선두를 기록했다.
셀트리온은 2023년 8월 출시된 ‘스테키마(우스테키누맙)’와, 내년 출시 예정인 ‘앱토즈마(토실리주맙)’ 등 후속 파이프라인을 앞세워 마케팅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글로벌 제약사들이 일본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보여온 점진적 진입 전략과 비교해 적극적·맞춤형 영업으로 평가된다.
제도 환경 측면에서도 일본 후생노동성의 바이오시밀러 허가 및 사용 장려책이 시장 확산에 중요한 촉진제가 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미국,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도 바이오시밀러 확대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일본은 정책과 시장 환경이 결합된 ‘시험무대’로 주목받는다.
김호웅 셀트리온 글로벌판매사업부 부사장은 “내년 램시마SC를 포함한 신제품 출시와 점유율 확대를 바탕으로 매출과 이익 증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고 밝혔다.
산업계는 셀트리온의 실적 개선이 일본 시장에 바이오시밀러 고성장 패러다임을 심는 시험대가 될지 주목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