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한 이야기Y, 故이재석 경사의 마지막 사투”…차가운 구조 현장→묻지 못한 진실의 무게
한밤의 영흥도 바다 위, 이재석 경사의 고단한 등은 짙은 암흑과 싸우며 구조의 소명을 끝까지 지켜냈다. SBS ‘궁금한 이야기Y’ 750회가 남긴 잔상은 살아있는 인간의 용기와, 삶과 죽음이 교차하던 순간의 고요한 떨림이었다. 마지막 구조 현장을 기록한 드론 영상에는 무심하게 흐르는 시간, 그리고 남겨진 가족에게 남은 아픔이 온전히 각인됐다. 살아난 이는 홀로 돌아갔지만, 남겨진 자들은 이별 앞에서 무력감과 안타까움을 삼켜야 했다.
반면, 경찰의 구조 과정에서 드러난 책임 논란과 동료들의 침묵은 보는 이들에게 깊은 의문을 남겼다. 유족은 마지막 순간을 영상으로 확인하며 “단 한 조치만 있었어도 떠나가지 않았을 것”이라며 울분을 토했다. 진실을 밝히겠다는 집요한 기록 끝에, 프로그램은 젊은 경사의 마지막 2시간을 되돌아보며 정의와 무관심, 연대와 단절이 부딪혔던 현장을 집요하게 비추었다. 왜 그곳에서 구조는 실패해야만 했는지, 누구에게도 닿지 못했던 책임의 무게가 남았다.

또 다른 에피소드에서는 40년을 교수와 작곡가의 길을 걸어온 김현옥 교수와, 학내 관계에 얽힌 내연남 및 사기 의혹의 실체가 날 선 긴장감 속에 펼쳐졌다. 피해자라는 수정 씨의 고백 이메일은 학생 사회를 관통했고, 계좌·명의·익명성 등 복잡하게 얽힌 진실 공방이 거듭됐다. 김현옥 교수는 “본인도 피해자”임을 재차 강조하며 강한 어조로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대학의 시간은 불신과 의혹, 두 개의 목소리로 점철됐고, 폭로전은 아직 결론에 다가서지 못한 채 아슬아슬한 갈등만을 남겼다.
결국 프로그램은 한 명의 경찰, 한 명의 교수, 그리고 수많은 개인의 얼굴을 통해 우리가 마주한 공동체의 그림자를 조명했다. 잃어버린 것은 단순히 명예나 생명이 아니라, 사회를 잇는 신뢰와 책임의 실마리였다. 사건의 중심에서 끊임없이 반복된 질문의 끝에는 공동체가 외면한 진실이 우두커니 남아 있었다. SBS ‘궁금한 이야기Y’ 750회는 지난 9월 26일 밤 시청자들에게 차가운 기록과 함께 인간성의 연대와 회복을 향한 숙제를 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