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실책에도 신뢰”…조성환, 박준순 격려→포지션 변화 논의
한 이닝 두 번의 실책, 벤치에서 보낸 하루. 점점 불어난 부담감 속에도 박준순은 내일을 준비한다. 지난 23일 잠실구장에서 실책으로 허물을 드러냈던 그에게 쏟아진 격려와 조언은 단순한 위로를 넘어 새로운 성장의 신호탄이 되고 있다.
이번 시즌 두산 베어스 내야수 박준순은 69경기에 출장해 타율 0.302, 3홈런, 15타점, 29득점, 8도루를 기록하며 공격에서는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반면, 3루를 맡은 수비에서는 19차례 실책을 범하는 등 리그에서 세 번째로 많은 실수를 기록해 수비율 0.867로 200이닝 이상 출전 선수 중 최하위에 머물렀다. 특히 23일 kt wiz와의 경기에서 6회 한 이닝에만 2개의 실책을 범해 2-6 역전패 빌미를 제공한 뒤, 24일 선발 라인업에서 빠졌다.

그러나 조성환 감독 대행은 실책만을 탓하지 않았다. 조성환 감독 대행은 경기 전 박준순과 함께 운동장에서 시간을 보내며 “부담이 생긴 것 같아 함께 캐치볼을 하며 분위기를 풀었다”고 전했다. 이어 신영 시절 자신 역시 경험했던 송구 스트레스까지 언급하며 “나도 힘들었던 적이 있다”고 격려했다.
박준순은 두산 입단 전 주로 2루수로 뛰었으나, 팀 구도에 따라 본격적으로 3루에 도전했다. 이에 대해 조성환 감독 대행은 “‘3루가 맞지 않아서 2루로 옮기라’는 것보다는 두 포지션 모두 준비했다가 기회가 올 때 투입되면 좋겠다”고 밝혔다. 포지션 변화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신인 선수가 느낄 심리적 압박까지 세심하게 살폈다.
또한, 조성환 감독 대행은 “실수가 많지만 잘하는 점도 많고, 덕분에 이긴 경기가 훨씬 많다”며 선수에 대한 신뢰를 강조했다. 그는 현역 시절 로이스터 감독에게 받았던 “덕분에 이긴 경기도 많다”는 조언을 떠올리며, “지도자가 되면 힘들어하는 선수에게 꼭 해주고 싶었던 말”이라고 덧붙였다.
팀 내부에서는 박준순의 반복된 실수에도 불구하고 성장에 초점을 맞추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수비 부담을 안고 있는 그에게 믿음과 실전 경험, 그리고 세심한 지도자가 건네는 말은 다음 경기를 준비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무거운 장비를 내려놓고, 벤치에서 느끼는 응원과 위로. 두산 베어스의 또 한 시즌은 신인 선수와 지도자, 팬 모두가 한 번 더 호흡을 맞추며 만들어진다. 박준순의 다음 도약은 두산의 성장 드라마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두산과 박준순의 내야 실험, 그 현장의 이야기는 시즌 내내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