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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감원·유럽 공장도 중단”…인텔, 구조조정 강행에 글로벌 반향
국제

“대규모 감원·유럽 공장도 중단”…인텔, 구조조정 강행에 글로벌 반향

조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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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7월 25일, 미국(USA) 반도체 대기업 인텔(Intel)이 올해 말까지 2만1천명에 달하는 추가 감원과 함께 독일(Germany) 등 유럽에서 추진하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공장 건설 중단을 결정했다. 실적 악화에 대응해 인력 구조조정과 투자 전략을 전면 재검토하는 것이다. 이 같은 조치는 미중 기술 경쟁과 반도체 글로벌 공급망 재편 흐름 한가운데에서 관련국과 산업계에 직접적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인텔은 6월 말 기준 9만6천명이었던 직원을 올해 12월까지 7만5천명 수준으로 줄여 1년 만에 전체 인력의 3분의 1에 가까운 4만9천800명 감원이 단행될 전망이다. 자연 감소와 일부 사업부 분할까지 포함된 이번 감원은 반도체 업계 최대 규모 중 하나로 꼽힌다. 아울러 독일, 폴란드의 신규 파운드리 공장 건설 취소, 베트남·말레이시아 공장 통합, 오하이오(Ohio) 첨단공장 건설 일정 재조정 등 투자 전략에도 대대적인 변화가 예고됐다.

‘인텔’ 2만1천명 추가 감원…유럽 파운드리 공장 건설 중단
‘인텔’ 2만1천명 추가 감원…유럽 파운드리 공장 건설 중단

인텔의 2분기 실적은 매출 126억 달러로 시장조사업체 LSGE가 집계한 월가 예상치(119억2천만 달러)를 상회했으나, 순손실이 29억 달러로 전년 동기(16억1천만 달러) 대비 적자 규모가 확대됐다. 사업부별로도 PC용 칩 매출은 감소한 반면, 데이터센터 등 서버 칩 부문은 소폭 성장하는 양상을 보였다. 특히 파운드리 사업은 44억 달러 매출에도 불구하고 31억7천만 달러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외부 고객 확보 실패 시 철수 가능성까지 언급되는 등 불확실성이 커졌다.

 

이에 대해 립부 탄(Pat Gelsinger)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과거 수요 과대평가에 따라 인력과 시설이 비효율적으로 분산됐다”며 “앞으로는 경제적 타당성 없는 신규 투자는 전면 지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최근 경쟁 격화로 데이터센터 칩 시장 점유율이 AMD에 유의미하게 빼앗긴 상황을 직접 언급하며, 기술 혁신과 차세대 설계 승인에 CEO가 직접 관여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번 구조조정과 투자 축소에 국제사회와 산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뉴욕타임스(NYT)는 “보다 엄격한 비용 관리 기조가 반도체 업계 전반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유럽 내 반도체 공급망 투자에 찬물을 끼얹었다”고 보도했다. 유럽연합(EU)과 독일 정부는 인텔의 대규모 투자 중단에 우려를 표명하며, 현지 반도체 생태계 구출 방안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번 인텔의 조치가 단기 실적 개선책보다는 중장기 생존 전략 전환의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전문가들은 인텔의 추가 감원과 공장 투자 철회가 “미국(USA)과 유럽(EU) 등 서방의 반도체 공급망 자립 구상에 마찰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동시에 파운드리 사업 영속 여부와 차세대 초미세 공정의 상업화 성공이 인텔은 물론, 글로벌 반도체 시장 판도에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번 조치가 향후 글로벌 반도체 산업과 각국의 공급망 전략에 어떤 변화를 초래할지 주목된다.

조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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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파운드리#감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