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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만원씩 매달 들어온다”…연금복권 720의 기적 꿈꾸는 일상

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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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복권을 ‘한 번쯤 사보는 것’이 익숙해진 풍경이다. 큰돈 한 번의 꿈에서 벗어나, 매달 지급되는 연금복권을 찾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 거대한 행운이라기보다, 현실적인 월급처럼 다가오는 당첨금은 이제 많은 사람에게 일상의 작은 위로이자 희망이 됐다.

 

연금복권 720 287회 1등 당첨번호는 5조 6 1 4 7 4 9번이다. 1등 당첨자는 매달 700만원씩 20년 동안 연금 형식으로 받는다. 세금을 제외하면 실제 수령액은 월 546만원. 단번에 인생역전을 기대하는 대신, 오랜 시간을 두고 안정적으로 들어오는 금액이 ‘소확행’을 찾는 이들에게 각별하게 읽힌다.

연금복권 720 287회 당첨 번호
연금복권 720 287회 당첨 번호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연금복권 720+의 당첨확률은 1/5,000,000로, 로또 6/45(1/8,145,060)보다 약 1.6배 높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조금 더 가까워진 행운을 꿈꾼다. 당첨금은 2~7등까지 다양하게 마련돼 있고, 매번 복권을 사던 이들은 “혹시나” 하는 기대감과 “한 달 월급이 늘어난다면?” 같은 작지만 현실적인 상상을 주고받는다.

 

심리 전문가들은 이런 흐름을 ‘일상 속 소확행 추구’라 분석한다. 상담사 이민정은 “한 번에 거액보다, 오래도록 나를 지지해주는 느린 행운이 현대인의 불안을 달래준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커뮤니티에는 ‘로또보단 연금복권이 덜 조마조마하다’, ‘매달 들어오면 차근차근 미래를 계획할 수 있을 것 같다’는 경험담이 적지 않게 올라온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1년만 해도 차 바꿀 텐데, 20년이면 마음 든든할 것 같다”고 말하는 이부터, “로또는 외식비, 연금복권은 월세 걱정이 사라지는 느낌”이란 공감 글까지, 각자의 소망이 담긴 목소리가 이어진다.

 

작고 사소해 보이는 복권 한 장이지만, 누군가에겐 평범한 하루를 견디는 이유, 이유 없이 기대어 보고 싶은 작은 의식이 된다. 매주 목요일마다 공개되는 당첨번호를 둘러싼 일상의 긴장과 해방, 그리고 잠깐의 상상은 이제 현대인의 또 다른 생활 리듬이 됐다.

 

결국 중요한 건, 평범한 삶에 얼마나 따뜻한 희망을 심을 수 있는가일지도 모른다.

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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