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마폭포 아래 밤마실”…중랑구 도심 속 예술축제의 온기
요즘 도심 한복판에서 가족과 이웃, 그리고 예술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축제를 찾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 인공폭포의 웅장함과 밤하늘 아래의 별빛, 그리고 곳곳에 마련된 참여 공간은 더 이상 특별한 이벤트가 아닌, 모두의 일상이 돼가고 있다.
서울 중랑구의 ‘중랑용마폭포축제’는 어쩌면 이런 변화를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9월 26일부터 27일까지 이틀간 용마산로 일대에서 펼쳐지는 이번 축제는 공연, 체험, 전시, 영화, 패션쇼 등 그야말로 온 가족, 모든 세대가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축제를 표방한다. 축제는 지역 예술가들의 무대로 시작해, 용마폭포 갈라 패션쇼, 야외 별빛 영화상영까지 감각적인 경험을 더한다. SNS에는 밤마실 영화 관람 인증, 아이들의 에어바운스 체험 모습이 쏟아지고, 자녀와 함께 천연 벌레기피제를 만들어본 부모들은 “동네 축제가 이렇게 따뜻할 수 있느냐”고 서로 감탄을 나눴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지난 해보다 참가 가족 수가 부쩍 증가했고, 구립 합창단과 어르신 모델이 함께 걷는 패션쇼는 세대를 아우르는 새로운 시도를 보여준다. 부대행사로 마련된 장미카페, 청소년 역사퀴즈대회, 시화전과 포토클럽 전시는 지역민 모두가 예술가가 되는 순간을 만든다.
축제를 기획한 중랑문화원 관계자는, “거창한 무대보다 이웃과 가족, 그리고 일상이 예술이 되는 분위기가 중요하다”고 느꼈다. 지역 예술인 뮤럽, 장한샘의 공연과, 초대가수 조성모의 무대가 이어질 땐 “노래를 들으며 삶의 리듬이 조금씩 달라지는 걸 체감했다”고, 주민들은 입을 모았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매년 기다려지는 우리 동네 잔치”, “아이랑 같이 밤마실 나온 게 오랜만”이라는 말이 이어진다. 지역 커뮤니티에는 참여후기와 사진, “이젠 동네 축제가 제일 특별하다”는 글이 쌓인다. 그만큼 일상과 가까운 문화 예술의 장이 주는 위로와 활력이 크다는 이야기다.
이 축제는 단지 지역 행사 이상의 의미를 품는다. 도심에서 예술과 삶이 자연스레 닿는 자리야말로, 세대와 취향을 넘어 새로운 기억이 만들어지는 시작점이기 때문이다. 작고 특별하지 않은 쇼나 마을 부스 하나에도 “내가 이 마을의 일부”라는 소속감이 피어난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용마폭포 아래에서 나누는 온기와 웃음이, 각자의 하루를 보다 따뜻하게 채워줄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