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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다 혐오 신고”…잉글랜드 축구, 차별 지표 상승세→유소년·여성 증가세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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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다 혐오 신고”…잉글랜드 축구, 차별 지표 상승세→유소년·여성 증가세 주목

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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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감이 맴도는 경기장 안팎에, 차별과 혐오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졌다. 잉글랜드 축구계가 올 시즌 역대 최다 혐오 신고 건수를 기록하며, 사회에 깊은 울림을 내고 있다. 강렬한 질주와 뜨거운 응원이 오가는 곳, 경기장 그라운드를 덮친 것은 승패의 여운만이 아니었다.

 

잉글랜드 축구에서 2024-2025시즌 접수된 차별 관련 혐오 신고는 총 1천398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 시즌 1천332건보다 66건이 늘어난 수치로, 공식적으로 통계 집계가 시작된 이후 최대 규모다. 특히 성차별 및 여성 혐오 문제는 전 시즌 115건에서 192건으로 67% 급증해 축구계 내 구조적 문제의 심각성을 드러냈다.

“차별 신고 역대 최다”…잉글랜드 축구, 1천398건 혐오 지표 기록 / 연합뉴스
“차별 신고 역대 최다”…잉글랜드 축구, 1천398건 혐오 지표 기록 / 연합뉴스

신앙 및 종교 차별 신고도 증가세를 보였다. 전년에 117건이던 건수는 올해 132건으로 늘었으며, 동성애·트랜스젠더 등 성소수자 관련 혐오 사례 역시 두 배에 이르러 44건을 기록했다. 무엇보다도 주목할 점은 유소년 축구 부문에서 186건의 신고가 쏟아졌다는 점이다. 이는 지난 시즌 144건에서 크게 상승한 것으로, 어린 선수들을 향한 혐오가 현장에서 얼마나 심각하게 작동하는지를 보여준다. 여자 축구 역시 31건의 신고가 접수돼, 스포츠 전반으로 혐오와 차별의 파장이 넉넉지 않은 수준임을 방증했다.

 

총 인종차별 신고 건수는 전체적으로는 감소했으나, 프로 단계에서는 오히려 223건에서 245건으로 늘어났다. 장애인에 대한 학대 및 차별 사례 역시 51건에서 76건으로 45%의 증가 폭을 보이며, 경기장 안팎의 포용적 환경에 대한 과제가 시급해졌다.

 

킥잇아웃의 사무엘 오카포르 최고경영자는 “차별이 축구 전반적으로 깊숙이 뿌리내리고 있다”며, “특히 유소년 축구에서 혐오 사건이 늘어난 것은 모두가 함께 경종을 울려야 할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따라 각계 전문가들은 예방 프로그램 확대, 경기장 내 감시 강화, 교육 및 처벌 강화 등 전방위적 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메마른 기록 너머에는 매 순간을 견디는 선수와 관중, 그리고 그들을 지켜보는 이들의 상처와 치유가 공존한다. 아무도 묻지 않은 질문, 끝내 외면할 수 없는 변화의 목소리. 잉글랜드 축구계의 차별 근절을 위한 논의는 이제 경기를 넘어 사회 전체의 울림으로 번지고 있다.

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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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축구#킥잇아웃#차별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