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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디만 5개 폭발”…이예원, 하이트진로 2R 맹타→공동 1위로 우승 도전

문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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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여주 블루헤런 골프클럽의 초가을 바람 속, 이예원의 집중력이 유독 빛났다. 파란 잔디 위에서 갤러리의 조용한 숨이 쌓일 때마다 이예원은 흔들림 없는 샷으로 흐름을 주도했다. 보기 없이 버디 5개를 쓸어 담은 이예원은 2라운드에서만 5언더파 67타를 적어내며,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중간 합계 6언더파 138타로 공동 1위에 올라섰다.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은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이자 KLPGA 투어의 자존심이 걸린 무대다. 총상금 15억 원이 걸린 경쟁 속에서, 이예원과 성유진이 선두를 공유했다. 이예원은 2번 홀 파3에서 첫 버디를 올린 뒤, 9번 홀에서는 8.3미터 롱퍼트로 분위기를 달궜다. 11번과 16번 홀의 파3, 이후 17번 홀의 날카로운 아이언 샷까지, 이예원의 플레이에는 단단한 자신감이 배어 있었다. 시즌 초반 3승을 쌓았던 이예원은 6월 이후 잠시 주춤했으나, 안정적인 경기력으로 후반기 반등을 노리고 있다.

“버디만 5개 폭발”…이예원,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2R 공동 1위 / 연합뉴스
“버디만 5개 폭발”…이예원,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2R 공동 1위 / 연합뉴스

라운드 종료 후 이예원은 "코스 난도가 높아 타수를 잃지 않는 데 집중했고, 샷감이 살아있어서 핀을 보는 데도 주저함이 없었다"고 전했다. 최근 부진에 대해 특별한 원인보다는 본연의 흐름을 잇는 데 집중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남은 라운드에서 위기가 찾아오더라도 차분히 풀어나가겠다"는 말에는 내면의 성숙함까지 엿보였다.

 

공동 선두에 오른 성유진은 전반 버디 2개, 보기 1개로 침착하게 출발했다. 후반 들어 감각을 조율하며 버디 4개를 집중시켜 5언더파를 완성해냈다. 2023년 11월 에쓰오일 챔피언십 이후 오랜만의 정상 도전이자, 팬들에게 새로운 감동을 선사할 준비를 마쳤다는 소감이 더해졌다.

 

중간 단독 3위는 5언더파 139타를 기록한 노승희가 차지했다. 유현조, 박혜준, 홍정민은 나란히 3언더파로 공동 4위권을 예고했다. 반면 1라운드 단독 선두였던 박도영은 2라운드에서 7타를 잃으며 공동 22위로 밀려났다. 컷통과의 명암도 극명했다. 디펜딩 챔피언 김수지는 8오버파로 컷 탈락, 하나금융 챔피언십 우승자 이다연은 공동 40위에 머물렀다.

 

격동의 순위 사이에서 선수들의 눈빛에는 결연함이 묻어났다. 중계석 너머에서 들려오는 갤러리의 박수와 짧은 탄성, 날갯짓처럼 이어진 환호와 긴장. 무엇보다 메이저 우승을 향한 간절함이 그린 위에 겹겹이 쌓였다.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3라운드는 27일, 똑같은 코스에서 펼쳐진다. 이예원, 성유진의 짜릿한 맞대결과 각본 없는 드라마는 그린 위에서 다시 시작된다.

문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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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원#하이트진로챔피언십#성유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