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뇌물 혐의 첫 특검 출석”…이우환 그림·국정원 특보 임명 의혹 정면 조사
정치적 충돌이 특검에서 다시 격화됐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배우자인 김건희 여사가 뇌물 수수 혐의와 국정원 채용 청탁 의혹의 핵심 피의자로 민중기 특별검사팀에 첫 출석했다. 김상민 전 검사와 김 여사는 이우환 화백의 고가 그림 거래와 2023년 국정원 특보 임명 과정에 얽힌 뇌물·공천 청탁 의혹으로 맞서는 가운데, 이날 김 여사는 구속기소 27일 만에 조사를 받았다.
25일 오전 9시 50분, 김건희 여사는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특검팀 사무실에 법무부 호송차로 도착했다. 김 여사의 출석은 지난달 29일 구속기소 이후 처음이다. 특검팀은 이날 김 여사가 김상민 전 검사로부터 공천 청탁을 대가로 이우환 화백의 그림을 받은 혐의, 이른바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에 대해 집중 조사 중이다.

특히 특검은 김상민 전 검사가 1억4천만 원에 구입한 이우환 화백의 '점으로부터 No. 800298' 그림을 김건희 여사 오빠인 김진우 씨에게 전달하면서, 작년 4·10 총선 공천을 청탁했다는 정황에 주목했다. 김 전 검사는 총선 공천에서 탈락했지만, 넉 달 뒤인 작년 8월 국가정보원 법률특보로 임명됐다. 특검은 김건희 여사를 해당 그림의 실질적 수수자로 보고, 그림 전달 과정에서 김 여사 및 윤석열 전 대통령이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집중 추궁하고 있다.
특검 조사에서 김 여사는 "해당 그림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는 입장이다. 그러나 특검은 김 여사의 진술과 함께, 공천 탈락 이후 국정원 특보 임명까지의 절차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인지·공모 여부까지 조사 범위를 확대했다. 법조계에서는 김 여사 조사가 향후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직접 조사로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이날 오전 10시부터는 '김승희 전 대통령실 의전비서관 자녀 학교폭력 무마 의혹'과 관련해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학폭위) 관계자도 참고인으로 조사 받고 있다. 이 사안은 2023년 7월, 김 승희 전 비서관 딸의 성남 지역 초등학교 내 집단폭력 사건 이후, 김건희 여사가 교육부 차관과 통화하는 등 사실상 학폭위 결정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한 것 아니냐는 의혹에서 비롯됐다.
피해 학생의 신고로 학폭위는 출석정지 10일과 학급교체 등의 조치를 내렸지만, 강제 전학 처분은 이뤄지지 않았다. 김 여사가 학폭 사건 발생 직후, 장상윤 당시 교육부 차관과 8분여 동안 통화한 사실이 드러나며 소위 '학폭 무마 의혹'의 실체도 특검 수사 선상에 올랐다.
여야는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의혹을 둘러싸고 강하게 대립하는 모습을 계속 보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측은 "김 여사의 영향력 행사는 중대한 권력형 부패"라고 강조하며, 윤석열 전 대통령 수사까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국민의힘은 "근거 없는 정치적 음해"라며, 법적 판단까지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그림 뇌물·공천청탁, 학폭 무마 등 사안이 정국의 새로운 격랑으로 번지고 있다. 정치권은 윤석열 전 대통령 조사 가능성, 특검 결과에 따른 정국 파장 등을 지켜보며 첨예한 대치를 이어가는 분위기다. 특검팀은 향후 김 여사 진술과 추가 증거 확보 결과에 따라 윤석열 전 대통령 등 추가 소환조사 또한 검토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