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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아바타로 판교에 출현한다”…로블록스 팝업, 오프라인 놀이의 새 공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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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아바타로 판교에 출현한다”…로블록스 팝업, 오프라인 놀이의 새 공식

전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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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누군가 “판교 갈래?”라고 하면, 단순한 쇼핑이 아닌 또 다른 세상에 뛰어드는 느낌이다. 게임 안에서만 머물던 로블록스가 이제는 현실 백화점에 등장해, 가상과 실재 사이 경계를 허문 일상을 만들어낸다. 예전엔 ‘게임은 집에서 하는 것’이라 여겼지만, 지금은 오프라인 팝업 같은 직접 체험이 또 하나의 놀이 문화로 자리잡았다.

 

판교 현대백화점에서 8월 1일부터 17일까지 열리는 ‘레디, 셋, 로블록스’ 팝업 이벤트에는 이른바 ‘로블록서’들이 대거 몰렸다. 3개 공간에 걸친 게임존과 MD존, 체험형 이벤트장은 연일 북적이고, SNS에는 인증샷이 쏟아진다. 특히 지하 1층 게임존에서 ‘그로우 어 가든’, ‘RIVALS’, ‘체인드’, ‘댄디스 월드’ 등 인기 게임을 직접 플레이하는 모습이 눈길을 끈다. 세계 최초로 공개된 ‘프리즘 런웨이 쇼’ 앞에서는 어린이부터 부모, 학생까지 세대 구분 없이 줄을 선다. “직접 만든 아바타가 오프라인에서 살아나는 느낌!”이라며 방문객들이 즐거움을 드러냈다.

사진 출처 = 로블록스 제공
사진 출처 = 로블록스 제공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MD존에서는 93종에 달하는 굿즈가 불티나게 팔리고, 선착순 100명에게만 제공되는 스페셜 굿즈 세트를 구하려 새벽부터 대기하는 이들도 있었다. 입장만 해도 디지털 에셋 1종이 증정되고, 미션 스탬프를 모두 모으면 한정판 기프트까지 받을 수 있다는 점이 방문욕구를 자극한다. “실물을 만질 수 있다는 게 온라인의 한계를 뛰어넘었다”는 평가도 이어진다.

 

전문가들은 이런 팝업 열풍을 ‘경험의 공유’로 정의한다. 트렌드 분석가 정유진은 “이제 Z세대에겐 게임이 단순한 취미를 넘어 사교와 취향의 언어가 되고 있다”며 “디지털과 현실의 경계가 자연스럽게 허물어진다"고 말했다. 실제로 8월 2일부터는 ‘펑커슨’, ‘왕클세종’, ‘선비은남’ 등 인기 크리에이터와 오프라인 팬미팅이 이어지고, ‘라이벌’의 개발자와 유저가 겨루는 ‘히든매치’와 ‘슈퍼매치’는 게임 밖에서 또 다른 이야깃거리를 만든다. 참가자들은 “내가 좋아하는 크리에이터를 실제로 볼 수 있어 감회가 새롭다”고 소감을 남겼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로블록스 하나로 가족이 함께 주말을 보내게 됐다”, “덕질이 이제 ‘나만의 취향’이 아니라, 사람들과 공유하는 경험”이라는 이야기부터, “굿즈 인증이 새로운 SNS 놀이가 됐다”는 글까지 뜨겁게 오간다. 집에서 혼자, 모바일로 즐기던 익숙한 놀이가 이제는 오프라인 속 ‘판교 성지’을 찾아가는 커뮤니티 활동으로 진화하는 셈이다.

 

‘레디, 셋, 로블록스’ 팝업은 단순한 게임 이벤트가 아니다. 로블록스 코리아 리차드 채 대표는 “더 많은 한국 팬들이 직접 경험하고, 창작자들과 교류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나만의 아바타가 현실 속에서 움직이고, 좋아하는 크리에이터와 소통하며, 굿즈까지 수집하는 새로운 놀이 문화. 작고 사소한 선택처럼 보이지만, 우리 삶은 그 안에서 조금씩 새로워지고 있다.

전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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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블록스#현대백화점#크리에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