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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넬백·그라프 목걸이 김건희 전달”…전성배·윤영호 법정 진술, 공방 격화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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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넬 가방과 고가 목걸이 수수 의혹을 두고 김건희 여사와 건진법사 전성배, 통일교 전세계본부장 윤영호가 법정에서 맞붙었다. 재판에서 전성배 씨는 기존 진술을 번복하며 금품 전달 사실과 그 경로를 구체적으로 설명, 사건 파장이 커지고 있다. 김 여사 측은 여전히 객관적 근거가 없다는 반론을 펼치며 진실 공방이 가열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는 24일 김건희 여사의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등 속행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전성배 씨는 김건희 여사에게 통일교로부터 받은 샤넬 가방과 그라프 목걸이를 직접 전달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받은 샤넬 가방을 김건희 여사에게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어 “제 처남을 시켜 유경옥 전 대통령실 행정관을 통해 전달했다”며 구체적인 경로도 밝혔다. 그라프 목걸이에 대해서도 “윤영호에게 받은 뒤 같은 방식으로 유경옥 전 행정관에게 전달했다”고 했다.  

전성배 씨는 이번 증언에서 기존 검찰과 특검 조사 당시 진술을 번복했다. 그는 “재판에서는 진실을 이야기하는 게 맞다”며, “거짓말을 계속할 수는 없지 않겠느냐”고 말을 바꾼 배경을 설명했다. 실제로 그는 21일 그라프 목걸이와 샤넬 가방 3개, 샤넬 구두 1개를 특검팀에 제출했다. 전 씨는 “나중에 김 여사가 돌려주겠다고 직접 연락해, 유경옥을 통해 물품을 되돌려받았고 집에 따로 보관했다”고 덧붙였다.

 

같은 날 윤영호 전세계본부장도 증인으로 출석했다. 윤씨는 “경기도 가평 통일교 카페에서 비서를 통해 샤넬 가방과 천수삼 농축차를 전성배씨에게 전달한 게 맞다”고 했다. 특검팀이 “김건희 여사와 취임 기념 선물 전달을 전제로 대화한 것이 맞냐”고 묻자 윤씨는 “그렇다”고 답했다. 그라프 목걸이와 관련해선, 전 씨가 “여사님이 큰 선물이라며 놀랐다”고 말했고 “선물을 받은 사실을 전제로 그런 말을 주고받았다”고 인정했다. 특검팀은 샤넬 가방과 그라프 목걸이의 모델명과 가격, 제품 메시지까지 공개했다.

 

그러나 김건희 여사 측은 반대신문에서 “실제로 물품이 전달됐다는 객관적 증거가 있느냐”고 반박했고, 윤씨는 “없다”고 밝혔다. 김 여사 측은 진술의 신빙성과 전달 경로의 증거 여부를 거듭 문제 삼았다.

 

이날 법정에서 양측의 충돌은 더욱 격해졌다. 전 씨는 “모든 분실 진술도 마지막 종착역은 어차피 김건희 여사가 책임질 부분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반면 김 여사 측은 “물증이 없다”며 방어 논리를 폈다.  

 

정치권과 시민사회 일각에서는 이번 진술 번복과 증거 제출, 양측 공방이 재판 결과에 중대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전 씨와 윤 씨에 대한 김 여사 측의 추가 반대신문은 다음 달 12일 한 차례 더 이어질 예정이다.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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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전성배#윤영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