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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3법 놓고 정면 충돌”…국민의힘 ‘방송장악’ 맹공, 더불어민주당 “권한 내려놓기”
정치

“방송 3법 놓고 정면 충돌”…국민의힘 ‘방송장악’ 맹공, 더불어민주당 “권한 내려놓기”

강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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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법 개정안 처리를 두고 여야가 정면으로 맞붙었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5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이틀째 필리버스터 공방을 이어가며 대립각을 세웠다. 양측 모두 강경한 태도를 고수하면서 정치권 안팎에서 긴장감이 고조됐다.

 

전날 오후 4시부터 시작된 필리버스터에는 이날 오전 11시까지 여야 의원 4명이 참여했다. 국민의힘은 방송법을 비롯한 이른바 ‘방송 3법’에 대해 민주당이 공영방송 경영진을 장악하려는 시도라며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은 토론에서 “1980년도 신군부의 언론 통폐합에 버금가는 언론 목 조르기 법”이라고 지적했다. 신 의원은 “민주당 방송 만들기 프로젝트, 민주노총 방송 만들기 프로젝트라고 불러달라”는 발언도 남겼다. 이어 “취직시켜주고 싶은 사람들 마구잡이로 낙하산처럼 투입해서 함부로 흔들 정도로 대한민국 언론이 그렇게 만만한 곳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신 의원은 중간에 한 차례 자리를 비운 것을 제외하면 7시간 31분간 토론을 이어갔다.

이상휘 국민의힘 의원 역시 “방송 3법은 공영방송을 특정 세력의 영향 아래 두려는 위험한 법으로 인식되고 있다”며 “표현의 자유를 가장한 다수의 언론 독점”이라고 주장했다.

 

반대로 더불어민주당은 방송 3법이 공영방송 구조를 정상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맞섰다. 김현 더불어민주당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간사는 “국민주권 정부를 실현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이재명 대통령이 권한 행사를 내려놓는 것이다”며 “공영방송을 정상화하는 법이 바로 방송3법”이라고 설명했다. 노종면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법이 통과되면 어떤 정치권력도 KBS 사장을 마음대로 뽑을 수 없다”며 “민주당 내에서도 방송법의 필요성에 대해 논쟁이 있었지만, 오히려 조속한 통과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본회의장에는 상당수 국회의원 자리가 비어 있었고, 양당 지도부와 핵심 의원 중심으로 논쟁만 이어졌다. 민주당은 오후 필리버스터 종료 후 곧바로 방송법 개정안 표결 처리에 나설 방침이다. 국회법에 따라 필리버스터가 24시간을 넘기면 재적의원의 5분의 3 이상인 180명 이상의 찬성으로 강제 종료가 가능하다.

 

이후 국회는 방송3법 중 하나인 방송문화진흥회법 개정안을 상정한 뒤 다시 필리버스터에 돌입할 예정이다. 다만, 이날 임시국회 회기가 종료됨에 따라 이 과정은 자정에 자동 종료될 전망이다. 방송문화진흥회법 개정안 표결과 노란봉투법, 상법 개정안 등 주요 쟁점 법안은 8월 21일 이후 본회의에서 순차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여야는 방송법 처리 방안을 놓고 한 치의 양보 없는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정치권은 이번 방송법 표결이 총선이나 정국 주도권 재편에 중대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본다. 국회는 금일 표결 이후에도 방송3법을 둘러싼 논란 속에 치열한 정쟁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강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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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더불어민주당#방송3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