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버 동원한 불법 경마사이트”…경찰, 조직원 29명 검거·140명 송치
유튜버가 조직에 가담해 회원을 끌어모으고, 해외에서 불법 경마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일당이 경찰에 적발되며 사행산업 관련 범죄의 심각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는 25일 한국마사회법 위반 혐의 등으로 사설 경마 도박사이트 운영자 11명을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2명은 구속 상태로 송치됐으며, 조직의 환전 담당 인원 18명도 같이 검거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22년 11월부터 약 1년간 한국마사회의 실시간 경마 영상을 중국 업체를 통해 공급받아, 불법 경마 도박사이트 8곳을 운영하고 약 14억 원의 도박자금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국내 경마 일정이 없는 날에는 일본 경마 영상을 활용해 회원들의 베팅을 유도했다.
조직은 2023년 9월 수사를 피하려 경기도 일산 사무실에서 베트남 호찌민으로 근거지를 옮겼고, 문자 광고뿐 아니라 2만여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경마 전문 유튜버까지 끌어들여 홍보 활동을 전개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유튜버 역시 관련 혐의로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경찰 수사 결과, 해당 도박사이트들은 총 1만7천 명이 이용하고 전체 도박자금 규모는 약 1700억 원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관련해 경찰은 자금 추적과 동시에 도박사이트 주요 환전 이용자 140명을 추가로 도박 혐의로 송치했으며, 도박 수익금 약 5억4천만 원은 기소 전 추징보전 조치했다.
경찰 관계자는 “온라인 불법 도박 조직이 영상 콘텐츠와 유튜브 등 다양한 채널을 활용해 대규모 회원을 모집하고 있다”며 “사행산업 관리 제도의 한계와 인터넷 매개 범죄의 확산 양상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시민단체 등은 온라인 사행성 도박 범죄 근절 대책을 촉구하고 있으며, 경찰 역시 수사 범위를 확대해 대가성 광고·유입 통로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방침이다. 이러한 조직적 범죄가 반복되는 만큼 관계 당국의 법·제도 정비와 SNS 등 신종 홍보 수법에 대한 대응이 필요한 현실로 지적된다.
경찰과 사법기관은 “사이트 운영진과 유튜버 등 관련자 전원에 대해 추가 조사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반복되는 온라인 도박 범죄의 구조적 문제와 사각지대를 드러낸 사례로, 향후 보다 엄격한 관리와 책임 강화 논의로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