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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꼬무 명운을 건 4일”…‘미라클’ 영웅들, 391명 구출→사라지지 않는 기적의 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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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꼬무 명운을 건 4일”…‘미라클’ 영웅들, 391명 구출→사라지지 않는 기적의 울림

이도윤 기자
입력

여섯 이야기꾼의 깊은 울림과 진실의 서사가 노을진 화면을 가득 채웠다.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가 다시금 역사의 한 장을 소환했다.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점령의 혼돈, 그리고 단 4일간 펼쳐진 '미라클' 구출 작전의 실체가 장현성, 장도연, 장성규와 함께 생생하게 재현됐다. 

 

프로그램은 외교관 김일응의 한 마디 약속에서 출발했다. 피란길에 오른 아프가니스탄 협력자를 향한 “안전한 곳에 가 있으세요. 방법을 찾아보겠습니다”라는 목소리는, 보복의 위협 아래 극한 절망에 몰린 이들에게 잠시나마 희망의 숨결을 불어넣었다. 이야기꾼들은 외교적 한계를 넘어선 이 말의 무게와 현장에서 느껴진 절박함을 정성호, 전소민, 최예나와 함께 다양한 시선으로 풀어냈다.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꼬꼬무)'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꼬꼬무)'

범정부 차원의 대책, 총총이 맞물린 외교부와 국방부, 촌각을 다투던 군용기 투입 결정까지, 긴장의 연속이었다. 이경구 준장이 군번줄을 손에 쥐고 작전 지휘를 준비한 순간은, 혼돈의 밤에 밝아온 각오와 책임감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한순간의 방심도 허락되지 않은 현장, 다국적 협력과 미군의 곁돌이 요청, 탈레반 통제 하에 검문소를 넘나들며 조력자를 하나씩 찾아내는 과정마다 눈동자에 힘이 서렸다.

 

카불 공항으로 향한 버스 안, 15시간의 숨 막힘 속 탈레반의 위협에도 김일응 참사관이 위험을 무릅쓰고 전면을 돌파했다. 처음 손에 쥔 ‘KOREA’가 적힌 종이 한 장과 함께 참혹했던 공항 진입, 애비게이트 폭탄 테러 직전 가까스로 통과해낸 긴장의 기록이 매 분 핏줄을 조였다. 현장을 누비는 한국 CCT 대원들, 미라클 작전의 정점인 카불 급강하 착륙 비행, 그리고 1명이 중간 기착지에서 식별돼 송환되는 아픈 뒷이야기까지, 구출의 여정에는 절망과 희망이 엇갈려 스며들었다.

 

KC-330 수송기, 극한에 가까운 23만2830kg의 이륙 중량 계산과 391명 전원 탑승의 성취가 가져온 감동, 그 속에 끼여든 100명의 5세 이하 어린이들과 신생아, 동물 인형 하나하나가 담은 배려까지, 인도적 소명의 결이 짙게 드러났다. 박범계 장관이 손을 내밀며 법무부 인형을 건네던 인천공항의 아침, 낯선 얼굴에 어린 미소가 피어났다.

 

진천의 다정한 환대, 네티즌의 ‘돈쭐’ 응원까지, 미라클 이후의 여운도 뚜렷했다. 이웃에 기댄 공존, 국적을 뛰어넘는 온기가 그 어느 때보다 크게 전해졌다.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일하는 특별기여자, 자동차 정비소에서 새 삶을 시작한 가족 등 391명의 귀환 이후도 따스하게 펼쳐졌다.

 

방송은 기적이라 불릴 수밖에 없던 이 4일의 기록이 우연이 아닌 준비와 협력, 용기로 빚어진 결과임을 분명히 했다. 한 명도 남기지 않고 희망의 품으로 데려온 의미, 그리고 아직도 이어지는 공생과 성장의 이야기까지, 꼬꼬무의 깊은 울림으로 남았다.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탈레반 점령 72시간, 총구 앞 구출' 편은 오는 25일 목요일 밤 10시 20분에 방송된다.

이도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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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에꼬리를무는그날이야기#김일응#이경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