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만든 돼지사진 논란”…SNS 타고 확산된 이미지 진위 공방
인공지능(AI) 이미지 생성 기술이 사회 전반의 신뢰 구조를 흔들고 있다. 최근 한 왁싱숍 사장이 SNS에 올린 ‘문 앞 돼지’ 사진을 두고, 실제 촬영인지 AI가 합성한 것인지를 놓고 논란이 번지고 있다. AI 이미지 판별 도구까지 동원된 이번 사안은 AI 생성 데이터의 신뢰성과 소셜 플랫폼의 정보 유통 구조에 새로운 고민거리를 던진다. IT·바이오 업계에서는 이번 사례를 ‘생성형 AI 확산에 따른 진위 논쟁’의 분기점으로 바라보고 있다.
6일 SNS에는 한 왁싱숍 사장이 중고거래 플랫폼 메시지와 함께 ‘살다살다 왁싱숍 하면서 돼지까지 잡아주게 생겼다’는 글을 공개했다. 메시지에는 “왁싱을 받으려 하는데 문 앞에 돼지가 있다”며, 현관에 선 돼지 사진이 함께 첨부됐다. 사장은 직접 동영상 촬영을 요구했으나, 이후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게시물은 단 하루 만에 조회수 20만 회를 넘어서며 ‘AI 합성 의혹’이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순식간에 확산됐다.

이후 누리꾼들은 “실제 촬영이 아니라 AI 이미지 같다”, “진짜 돼지냐, 딥페이크냐”는 반응을 보이며 분석에 나섰다. 일부는 사진의 그림자, 빛 반사, 주변 구조 등 세부 요소까지 꼼꼼히 따졌다. 특히 AI 이미지 진위 판별 솔루션인 ‘와짓AI(WasItAI)’에 사진을 직접 업로드한 결과, 5단계 중 5단계로 “AI 생성 확률이 매우 높다”는 결과가 나왔다. 와짓AI는 최근 SNS 유포 이미지, 인물 사진 등의 진위 검증에 자주 활용되는 대표적인 AI 기반 판단 툴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판별 프로그램의 결과 역시 100% 확정할 수 없는, ‘확률적 판단’에 불과하다고 꼬집는다. 생성형 AI(Gen AI)의 이미지 품질이 진화를 거듭하며 인간의 눈뿐만 아니라, 진위 판별용 알고리즘의 한계도 드러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복수의 IT 분석가는 “식별 알고리즘이 따라오지 못하는 초현실적 합성 이미지가 계속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 주요 IT 플랫폼에서도 이미지·동영상의 생성·편집 여부 명시 의무화 등 규제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유럽에서는 AI가 제작한 콘텐츠에 ‘AI origin’ 표시를 의무화하는 기술·정책 실험이 진행 중이다. 일부 국가는 AI 고도화로 인한 사회적 혼란에 대응해, 소셜미디어상 딥페이크(Deepfake) 고지 의무, 허위정보 유포시 처벌 강화 등이 주요 정책 과제로 떠올랐다.
국내에서도 생성형 AI 기술 상용화에 맞물려, 신뢰 관리와 정보 윤리, 진위 검증 시스템의 고도화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생성형 AI 이미지가 일상으로 침투하면서, 디지털 정보 신뢰성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 커지고 있다”는 게 IT·바이오 업계 전문가들의 공통된 진단이다. 산업계는 AI 기술 진화의 속도뿐만 아니라, 소비자와 플랫폼이 데이터를 해석하는 기준도 함께 진화해야 한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