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트 에포크로 액션 RPG 공략”…크래프톤, 북미 일레븐스 아워 게임즈 1324억 인수
크래프톤이 대표 액션 역할수행게임(RPG) 타이틀 ‘라스트 에포크’의 개발사인 북미 일레븐스 아워 게임즈(Eleventh Hour Games)를 1324억원에 전격 인수한다. 빠르게 성장하는 글로벌 액션 RPG 시장에 대한 주도권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이번 인수를 통해 크래프톤이 프랜차이즈 IP 고도화와 장르 다변화를 동시에 꾀한다는 전략이 주목받는다. 업계는 크래프톤의 일레븐스 아워 게임즈 인수 발표를 ‘국내 업계의 글로벌 IP 경쟁력 전환점’으로 평가하고 있다.
크래프톤은 25일, 일레븐스 아워 게임즈의 지분 100%를 확보하는 계약을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인수 금액은 약 9597만 달러(한화 약 1324억원) 수준이다. 일레븐스 아워 게임즈는 2018년 설립 이후 액션 RPG 분야 특화 개발 역량을 인정받아 왔으며, 2024년 정식 출시된 주요 타이틀 ‘라스트 에포크’는 글로벌 누적 판매 300만 장을 돌파했다. 최근 대규모 업데이트 이후 동시 접속자 및 게임 내 사용자 지표가 급증, 액션 RPG 장르 내 대표 기대작으로 부상하고 있다.

기술적으로 봤을 때 ‘라스트 에포크’는 트리플A급 액션 RPG 엔진과 멀티플랫폼 기반 라이브서비스(운영형 신작) 기술을 결합, 이용자 맞춤형 콘텐츠 제공과 높은 커뮤니티 연동성을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크래프톤은 자체 게임 개발 스튜디오 강점에 북미 현지의 콘텐츠 설계력·프랜차이즈 관리 경험을 접목함으로써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장르적 차별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기존 동종 장르 타이틀 대비 실시간 데이터 기반 서비스 속도와 시즌제 콘텐츠 관리 체계가 우위로 평가받는다.
시장 관점에서는 액션 RPG 장르가 북미·유럽 중심으로 최근 2~3년간 고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콘솔·PC·클라우드플랫폼 등 다중 채널로 확장되는 추세다. 일레븐스 아워 게임즈는 인수 이후 콘솔 플랫폼 대응과 시즌제 업데이트 체계 강화에 나서, 크래프톤의 글로벌 퍼블리싱 역량 및 인프라를 최대한 활용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이용자 접근성 확대는 물론, 장기 라이브서비스 중심의 지속 성장 구도도 본격화할 수 있을 전망이다.
경쟁 구도 측면에서는 액티비전 블리자드(디아블로 시리즈), 라이엇게임즈, 그라인딩기어게임즈(패스 오브 엑자일) 등 글로벌 액션 RPG 선두권 기업들과의 경쟁이 불가피하다. 크래프톤의 이번 인수는 북미 현지 성공 경험이 있는 개발 스튜디오의 인수합병(M&A)을 통해 IP 글로벌화와 장르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동시에 도모한다는 점에서 전략적 의미가 크다. 국내 게임사 중 북미 액션 RPG 개발사 인수는 이례적 사례다.
크래프톤·일레븐스 아워 게임즈 측은 “인수 후에도 기존 경영진 중심의 독립 운영 체제를 유지하고, 크래프톤이 글로벌 퍼블리싱·라이브서비스 역량을 전방위 지원한다”고 공식 밝혔다. 관련해, 게임산업 규제·합병 경쟁이 치열한 북미 시장 특성상, 글로벌 제작사 거버넌스 구조와 데이터 보안, 이용자 권익 보호 등도 새로운 도전 과제가 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인수가 국내 게임 업계의 글로벌 IP 확장 전략에 결정적 의미를 가질 것으로 내다봤다. 박혜리 크래프톤 기업개발본부장은 “일레븐스 아워 게임즈의 액션 RPG 장르 심층 이해와 커뮤니티 기반 개발 철학에 주목했다”며 “장르 다변화와 신생 프랜차이즈 확장 기반 마련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게임산업계는 “글로벌 시장 환경 변화에 적응하면서 실제 이용자 지향의 콘텐츠 혁신이 실현될지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