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7월 코스피 6조2,810억 순매수”…삼성전자 중심 대형주 강세
7월 외국인 투자자들이 코스피 시장에서 6조2,810억 원을 순매수하며 1년 5개월 만에 최대 순매수 규모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대형주 매수세가 뚜렷하게 나타나면서 국내 증시에 온기가 돌고 있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증시 부양책과 한미 관세 협상 기대감이 주된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향후 대외 변수로 인한 수급 조정 가능성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7월 외국인 투자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6조2,810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 수치는 올해 2월 이후 최대치이자 작년 2월 7조8,580억 원 이후 17개월 만에 최고 기록이다. 지난 6월(2조6,930억 원) 대비 2.3배 증가한 수치이며, 5월부터 3개월 연속 외국인 순매수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외국인의 집중 매수에는 정부의 증시 부양책 기대, 한미 관세 협상 타결 가능성, 삼성전자의 테슬라 공급 계약 등 호재가 영향을 미쳤다. 7월 들어 외국인은 삼성전자 주식만 3조4,950억 원어치 순매수하며 전체 외국인 순매수액의 절반을 넘겼다. 주요 매수 종목으로는 한화오션(8,580억 원), SK스퀘어(4,570억 원), 이수페타시스(3,290억 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2,490억 원) 등이 꼽혔다.
이 같은 외국인 자금 유입에 힘입어 7월 한 달간 코스피 지수는 5.7% 상승했다. 투자자 사이에서는 대형주를 중심으로 한 시가총액 상위 종목 강세가 시장을 이끌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8월 들어서는 외국인 매수세가 다소 주춤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트럼프 정부의 관세 본격화, 국내 기업 실적 하락 우려 등이 맞물리며 코스피 조정 가능성이 언급되고 있다.
김준우 교보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에 실적 모멘텀이 부족한 상황에서 단기 과열 해소가 필요하다”며 “8월에는 코스피가 2,900~3,300포인트 박스권 내에서 등락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도 “삼성전자가 지수 상승을 견인할 수 있지만, 반도체 업종 역시 관세 불확실성에 노출돼 있다”며 “수급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는 점도 외국인 매수세에 제약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위재현 NH선물 연구원은 “관세 부담에 따른 물가 상승과 미국 대규모 투자 등으로 달러 강세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며 “미국 고용지표가 크게 약화되지 않는 한 달러화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관세 영향을 적게 받는 업종에 대한 투자 전략을 조언하는 목소리도 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조선, 방산, 원전 등 업종의 관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내수 활성화 정책이 본격화될 경우 음식료, 화장품 등 내수주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8월 증시가 대외 변수와 실적 흐름에 따라 변동성을 이어갈지 주목하고 있다. 주요 국가 정책, 환율 움직임, 업종별 쏠림 현상이 향후 증시 흐름을 좌우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