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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T-5로 한국어 AI 강화”…SKT, 에이닷 업그레이드로 시장 주도

배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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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거대 언어모델(LLM)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SK텔레콤이 자사 인공지능 서비스 에이닷(A.)에 A.X 4.0과 GPT-5 등 최신 AI 모델을 도입, 기존 대비 한국어와 한국 문화 특화 성능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렸다. 아울러 AI 기반의 스팸·피싱 문자 보안 기능인 ‘AI 메시지’도 함께 적용해 일상 속 AI 경험과 개인정보 보호 수준을 동시에 높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는 이번 업데이트가 국내 토종 AI 생태계 역량을 글로벌 수준으로 견인할 수 있느냐에 주목한다.

 

SK텔레콤은 25일 에이닷의 핵심 엔진으로 자체 개발한 A.X 4.0과 오픈AI의 최신 LLM인 GPT-5 시리즈를 채택했다고 밝혔다. A.X 4.0은 2024년 7월 공표된 한국어 대규모 다중 과제 언어평가(KMMLU)에서 78.3점을 기록하며 기존 GPT-4o(72.5점)보다 높은 한국어 성적을 달성했다. 한국 문화 이해도에서도 CLIcK 지표 83.5점으로, GPT-4o(80.2점) 대비 우세를 보였다. GPT-5 시리즈는 기존 모델 대비 복잡한 문제 해결과 논리적 추론 능력이 한층 강화됐고, 답변의 신뢰성도 높아진 것이 특징이다. 사용자는 A.X. 4.0·GPT-5 시리즈 외에 클로드, 퍼플렉시티, 제미나이, 라이너 등 다양한 글로벌·토종 LLM을 에이닷 플랫폼에서 자유롭게 선택·활용할 수 있다.

특히 이번 모델 업그레이드는 기존 LLM이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한국어 어휘, 맥락 해석, 문화 코드 반영 등에서 한계를 적극적으로 보완했다. SK텔레콤은 현지화된 데이터셋과 평가 지표를 기준으로 성능을 검증해 글로벌 AI 경쟁사보다 국내 이용자에게 더 적합한 AI 서비스를 구현했다고 설명한다.

 

시장에서는 에이닷에 적용된 신규 기능 ‘AI 메시지’에 주목하고 있다. AI 메시지는 에이닷 전화에서 수신한 문자 중 스팸 또는 피싱이 의심되는 내용을 실시간으로 분류, 사칭·사기·링크주의 등 위험 라벨을 부착해 사용자에게 경고한다. 이 기능은 에이닷 전화 앱 내 방대한 스팸·피싱 DB와 LLM 기반 텍스트 분석 엔진을 결합해 발신번호, 문자, URL의 다양한 정보를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특징이다. 개인정보 보호 및 보안이 이용자의 실제 일상에 얼마나 효과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지 입증하는 사례로 평가된다.

 

경쟁 구도 측면에서 SK텔레콤의 움직임은 토종 AI 생태계 경쟁 가속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오픈AI, 구글, 앤트로픽 등도 각국 언어 특화 모델을 늘리며 다국적 AI 플랫폼 시장의 주도권 싸움을 벌이고 있다. 국내에서는 네이버, 카카오, KT 등도 자체 LLM 고도화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이번 에이닷의 독자 모델 도입 및 보안 기능 강화를 계기로 하반기 AI 서비스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정책적 맥락에서는 개인정보보호법, 정보통신망법 등 주요 데이터 보호 규제 속에서 기업들이 AI 기반의 안전성·신뢰성 구현에 기민하게 나서고 있다. 지난해 정부의 ‘AI 신뢰성 강화 가이드라인’ 발표 이후, 실제 상용화된 서비스에 개인정보와 보안 요소를 접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AI 업계 한 관계자는 “모바일 메신저·통신 서비스 등 국민 일상과 밀접한 영역에서 토종 LLM의 경쟁력 검증이 시작된 만큼, 후발 플랫폼과의 격차를 빠르게 벌릴 가능성도 있다”며 “AI의 기술 진화와 동시에 데이터 보호, 심층 활성화 서비스의 확산 속도가 산업 구조 전체를 뒤흔든 변수가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산업계는 SK텔레콤의 AI 메시지 및 대형 모델 업그레이드가 실제 시장에서 사용자 신뢰와 활용도를 얼마나 끌어올릴지 주시하고 있다. 기술 발전과 데이터 윤리, 제도와 서비스 혁신 간 균형이 한국형 AI 생태계의 지속 성장 조건으로 부상하고 있다.

배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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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에이닷#gpt-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