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화꽃이 펼친 남도의 길”…월출산 국화축제, 계절의 끝자락을 물들이다

요즘은 가을 국화축제를 찾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국화꽃의 싱그러움과 지역의 정서를 함께 느끼려는 이들이 영암 기찬랜드로 모여든다. 예전엔 단순한 꽃구경 정도로 여겨졌지만, 지금은 가족과 연인이 나누는 소중한 가을의 추억이자 계절의 일상이 됐다.

축제 현장에는 햇살이 머무는 산책로를 따라 다양한 품종의 국화가 알록달록하게 피어 있다. 입구에서부터 주차장과 기념비광장, 야외공연장, 어린이 놀이터까지 곳곳에 정성스레 다듬어진 분재와 조형물이 시선을 끈다. 포토존마다 모여드는 사람들, 아이와 부모가 함께 웃는 장면이 낯설지 않다. SNS에는 특별한 순간을 남기려는 인증샷이 물결친다.

이런 변화는 남도의 깊은 정서와 지역 주민들의 손길이 함께 만든 덕분이다. 축제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섬세한 국화 분재와 조형물은 그 자체로 오랜 시간 쌓여 온 영암의 전통과 자부심을 보여준다. 자연 경관과 잘 어우러진 공간에서 세대를 아우른 만남과 나눔이 자연스럽게 이뤄진다.

지역 공동체가 협력해 만들어낸 축제의 현장감은 보는 이마다 감탄을 자아낸다. 놀이와 체험에 몰입하는 아이들, 야외 공연을 관람하는 어른들 모두가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가고 있다. 남도의 풍경에 녹아든 국화꽃들은 영암의 정체성과 문화를 고요히 드러낸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이런 곳이 우리 동네에 있다니", "다시 가족과 방문하고 싶다"고 표현하는 목소리가 줄을 잇는다. 누군가는 매년 이맘때 열리는 축제에서 변하지 않는 계절의 위로를 얻는다고 고백한다.

결국 월출산 국화축제는 단순한 꽃구경에 그치지 않는다. 자연과 예술, 사람과 기억이 만나 삶의 속도를 잠시 멈추게 한다. 작고 사소한 산책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