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가 만들어졌다”…이재명-이시바 정상회담, 한일 협력 강화 신호탄
한일 정상회담을 둘러싸고 외교전의 새로운 균열과 의외의 전략 변화가 드러났다. 이재명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8월 23일 첫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협력 강화에 강한 의지를 드러내면서, 한국 대통령의 이례적인 일본 방문이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고 있다.
CNN은 "역사가 만들어졌다"고 평가하며, 한국 대통령이 취임 직후 첫 정상회담 상대로 미국이 아닌 일본을 선택한 점에 무게를 뒀다. 또 17년 만에 한일 공동언론발표문이 채택됐다는 사실도 강조했다. 두 정상은 대화 내내 갈등 대신 유화적인 메시지를 앞세웠다고 이 매체는 분석했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대표 시절이던 2023년까지만 해도 윤석열 대통령의 한일 외교에 강력한 비판을 쏟아냈지만 "이번 회담에서는 실용적이고 친화적 톤으로 돌아섰다"는 점이 주목을 받았다.

이번 회담의 배경에는 미국 정세 변화가 크게 작용했다는 시각이 뒤따랐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의 2기 집권 이후 한일 모두 미국으로부터 관세·방위비 분담금 증액 등 여러 압력을 받고 있다며, "예측불가능한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정책이 한미·미일 동맹의 불확실성을 키워왔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양국이 직접 협력을 강화하는 선택을 했다는 해석이 힘을 얻고 있다.
AP통신 역시 "1965년 한일 국교 정상화 이후 한국 대통령이 일본을 첫 정상회담 상대로 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평가했다. 일본 정부 내에서도 이재명 대통령이 양국의 미래 지향적 관계 복원을 강하게 의식한 결과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어 AP는 이재명 대통령과 이시바 총리의 정상회담이 곧 있을 이재명-트럼프 한미정상회담을 대비한 포석이라는 점에 방점을 찍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한일 정상회담을 마치자마자 미국 워싱턴DC로 이동했다. 이에 외신 보도도 한미정상회담을 주요 관전 포인트로 내세웠다. AFP통신 등은 “트럼프 대통령이 2기 취임 이후 전쟁 6∼7개를 끝냈다고 자평하지만, 북한과의 실질적 진전은 챙기지 못했다”며, 한미 정상이 이번 회담에서 교착 상태 돌파구를 마련할 가능성을 언급했다. AFP는 국제전략문제연구소(ISCS)의 빅터 차 한국석좌를 인용, 최근 미·러 정상회담에서 뚜렷한 결과가 없었던 점을 언급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이재명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새로운 외교적 돌파구를 모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제안한 ‘3단계 비핵화론’(동결-축소-비핵화)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공감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일련의 외교 행보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외교 다변화를 통한 국가 이익 극대화 전략이 본격화하고 있다"고 평가하는가 하면, "미국과의 거리를 조절하며 자주적 위상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라는 시선도 존재한다.
이날 한일 정상회담을 기점으로 동북아 정세와 한미일 3국 외교지형에도 변화가 예고됐다. 정부는 한일 협력 성과를 토대로 다가올 한미정상회담에서도 실질적 이익 확대를 모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