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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전체가 커피로 물든다”…강릉커피축제, 모두의 추억을 채우다

이도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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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도심 한복판이 커피 향으로 가득한 강릉을 찾는 여행자가 부쩍 늘었다. 예전엔 바닷가와 단풍이 떠오르는 가을 도시였지만, 이제는 커피 축제가 그 계절의 일상이 됐다. 아침이슬에 젖은 산과 바다, 골목마다 스며드는 진한 커피 내음은 축제를 찾아온 이들의 설렘과 추억을 쌓아올린다.

 

강릉커피축제는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가장 먼저 시작된 커피 축제로, 올해에도 강릉 전역이 도심 속 거대한 카페로 변한다. 매년 30만 명 이상의 관람객과 커피 업계 관계자, 국내외 애호가들이 이곳을 찾아,동서양 커피 문화의 흐름을 경험한다. 강릉시는 물론 문화체육관광부와 강원특별자치도, 강릉문화재단까지 모두가 힘을 모아 이제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웰컴커피부터 불꽃놀이까지…‘강릉커피축제’ 강릉에서 열린다
웰컴커피부터 불꽃놀이까지…‘강릉커피축제’ 강릉에서 열린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축제 기간이면 도심 상권과 숙박업계에 '커피 특수'가 찾아오고, 커피 전문점마다 웰컴커피와 테마존, 스탬프랠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별이빛나는밤에', '별의별강릉커피'와 같은 공간에선 개성 가득한 커피와 다양한 원두, 용품, 그리고 커피와 어우러진 문학과 음악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어린이 놀이터부터 커피 버스킹, 불꽃놀이, 대형케이크 퍼포먼스까지, 커피 한 잔을 매개로 한 도시 전체의 문화축제가 이어진다.

 

축제 실무자는 “모두가 일상에서 마시는 커피이지만, 이곳에서는 그 한 잔이 새로운 기억과 교감이 된다. 커피 문화의 본질은 결국 사람을 연결하는 힘에 있다”며 “지역민과 여행자 모두가 이 축제의 주인공인 만큼, 더욱 따뜻한 시간을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축제 후기와 SNS 반응도 뜨겁다. “커피버스킹에서 듣던 노래가 아직도 귓가에 남았다”, “강릉이 이렇게 커피로 유명한지 처음 알았다”, “웰컴커피로 시작된 하루가 축제로 채워졌다”는 이야기가 이어진다. 그만큼 커피라는 일상적 취향이 여행의 한 테마가 되고, 추억이 되는 순간이 자연스럽다.

 

사소한 변화지만 여기에는 달라진 삶의 태도가 담겨 있다. 커피는 단지 한 모금의 음료가 아니라, 도시의 리듬을 바꾸고, 축제를 통해 모두가 느끼는 교감의 언어가 된다. 일상이 축제가 되고, 축제의 감동이 일상으로 스며드는 시간. 강릉커피축제가 남긴 그 후끈한 여운만큼, 우리의 삶에도 따스한 변화가 찾아오고 있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이도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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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커피축제#강릉#커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