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기내 수어 서비스”…제주항공, 정보 접근성 강화 나섰다
제주항공이 ‘세계 수어의 날’을 맞아 국내 최초로 기내 수어 서비스를 본격 시행한다. 농인 승객의 정보 접근성과 안전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배리어프리 서비스 도입에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항공업계의 서비스 경쟁을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지 주목하고 있다.
23일 제주항공에 따르면 이달부터 인천과 김포 출도착 노선에서 수어 교육을 마친 승무원이 배치된다. 이들은 기내 안전 시연과 방송 안내를 한국수어로 제공하며, 음료 주문 등 기본적인 기내 서비스도 수어로 의사소통을 지원한다. 서비스 신청은 제주항공 홈페이지와 모바일 앱을 통해 항공권 구매 후 ‘여행편의’ 페이지에서 탑승일 전월 1일까지 할 수 있다.

항공 이용이 어려웠던 농인 고객을 위한 정보 전달 체계가 마련됨에 따라, 장애인 고객층의 항공 수요 확대와 사회적 인식 개선 효과도 기대된다. 업계에서는 제주항공의 선제적 시도가 향후 다양한 교통·관광 서비스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제주항공은 서비스 도입을 위해 지난해부터 자회사형 장애인표준사업장 ‘모두락’의 수어통역 담당자와 월 1회 수어 교육을 받고, 올해 7월부터는 한국농아인협회의 전문 수어교육도 병행하고 있다. 아울러 8일 한국농아인협회와의 업무협약을 통해 수어 교육 지원, 기내 서비스 자문, 관련 콘텐츠 제작 등 장기 협력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항공업계 전문가들은 장애인 이동권 및 정보 접근권 보장이라는 사회적 요구가 커진 만큼, 항공사 차원의 배리어프리 서비스가 표준으로 자리잡아야 한다고 평가했다.
과거 항공사들은 문자 안내 앱 도입, 저상버스 운영 등 부분적인 편의 서비스에 머물렀으나, 제주항공이 이번에 국내 최초로 본격적인 기내 수어 서비스를 정식 도입해 한 단계 도약했는지 주목된다.
제주항공 측은 “아직 도입 초기 단계인 만큼, 농인 승객 의견을 적극 반영해 점진적으로 서비스 범위와 노선을 확대해 나가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향후 경쟁사들의 유사 서비스 도입, 장애인용 콘텐츠 개발 등 관련 산업 생태계 확장이 이어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