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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도 한낮, 바람도 후텁지근하다”…강릉 도심에 찾아온 여름 습도 폭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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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도 한낮, 바람도 후텁지근하다”…강릉 도심에 찾아온 여름 습도 폭격

강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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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강릉을 걷는 사람들은 부쩍 목이 마르다. 예전엔 그저 좋은 날씨라 여겼던 맑은 하늘이, 이제는 한낮의 열기와 습도를 함께 데려온다. 그만큼 연일 이어지는 뜨거움에 일상의 속도도 한 박자 쉬어간다.

 

25일, 강릉 도심은 가만히 있어도 땀이 흐르는 하루였다. 낮 최고기온은 32도, 아침에도 27도 안팎에서 출발했다. 오전부터 하늘이 쾌청하게 열리면서 오히려 찬란한 햇볕이 더 무겁게 내리꽂혔다. 습한 공기가 숨을 막듯이 감싸, 택시 기사 정준호(43) 씨는 “에어컨을 잠깐만 꺼도 바로 끈적거린다”고 토로했다.

출처: 아큐웨더
출처: 아큐웨더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기상청이 밝힌 예보에 따르면, 이번 주 강릉은 26~29일까지도 32~33도의 낮 기온을 이어간다. 30일부터는 흐리고 소나기가 잦아지며 본격적인 장마의 예고편이 펼쳐질 전망이다. 하지만 아직은 강수확률 1%의 드문 구름만 지나고 있다. 대신 습도가 높아 체감 온도는 실제보다 더 가파르게 오른다. 전문가들은 “온열 질환 위험이 큰 날씨”라며 야외 활동 시 수분 섭취와 휴식을 반복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강조한다.

 

지역 커뮤니티에도 “오늘 왜 이렇게 숨이 막히지”, “세탁물이 안 마른다”는 반응이 쏟아진다. 한 카페 사장 김수진(36) 씨는 “아침부터 얼음물을 찾는 손님이 늘고, 오후에는 냉방기 앞에서 시간을 보내는 사람이 태반”이라고 느꼈다.

 

사소한 변화지만, 그 안엔 달라진 삶의 태도가 담겨 있다. 하루하루 덥고 습하다 보니, 강릉의 일상도 자연스럽게 ‘시원한 그늘’이나 ‘잠깐의 쉼’을 먼저 찾는 위주로 바뀌고 있다. 주말 예보까지 뜨거운 날씨가 이어진 뒤 찾아올 갑작스러운 소나기와 흐림은 또다시 여름의 리듬을 달라지게 할 것이다. 작고 반복되는 이 계절의 선택이, 우리 삶의 방향을 슬며시 틀어놓고 있다.

강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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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기상청#여름날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