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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시 해상 퍼레이드부터 항구 디스코까지”…목포, 항구의 시간과 낭만이 만나는 축제 열기

최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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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항구를 여행지로 찾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 예전엔 바야흐로 상업과 교역의 터전이었지만, 지금은 한 도시의 문화와 기억이 살아 숨 쉬는 축제의 거리로 탈바꿈하고 있다. 목포 삼학도 물가에 떠오른 한 척의 배, 바람 냄새와 파도 소리, 그리고 그 위를 물들이는 불빛들은 세월이 켜켜이 쌓여 만든 항구의 낭만을 다시금 꺼내 보여준다.

 

목포항구축제는 대한민국에서 유일하게 전통 파시를 축제 장으로 펼치며, 목포 특유의 항구문화와 역사를 오롯이 느끼게 한다. 1897년 개항 이래 삼학도를 품은 목포는 과거 전국 3대 항구, 6대 도시였던 영광을 안고, 매해 파시 해상 퍼레이드로 그 기억을 불러낸다. 공연장 옆으론 파시장터와 파시 경매가 이어지는데, 제철 수산물을 바로 손에 쥐고 그 자리에서 구워 먹는 모습이 이곳 축제만의 살아있는 풍경이다. 누군가는 한 손에 경매로 얻은 생선을 들고, 그 자리에서 지글지글 바다의 맛을 음미하며 “여기가 진짜 목포다”라고 체험을 표현한다.

파시 해상 퍼레이드부터 항구 디스코파티까지…‘목포항구축제’ 전라남도 목포에서 개최
파시 해상 퍼레이드부터 항구 디스코파티까지…‘목포항구축제’ 전라남도 목포에서 개최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목포시는 최근 몇 년 사이 축제 방문객이 꾸준히 늘어 하루 평균 수만 명이 몰리는 명실상부 지역 대표 이벤트가 됐다. 참가자 연령층도 20, 30대 MZ세대부터 60대 어르신까지 다양해졌다는 게 지역 문화관광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전문가는 “항구의 축제는 단순한 볼거리에서 벗어나, 도시의 뿌리와 현대의 취향이 만나는 새로운 삶의 축제”라고 전했다.

 

파시 해상 퍼레이드, 파시장터 외에도 도깨비장터, 어등 터널, 노젓기 대회 등이 곳곳에서 펼쳐진다. 구이터, 수랏간, 1897 건맥 프로그램, 범선 승선 체험은 바다를 직접 체험하게 하며, 바다 콘서트, 난영가요제, 항구 디스코파티 등 밤을 밝히는 공연엔 남녀노소 모두 뜨겁게 호응한다. “이런 축제라면 매년이라도 오고 싶다”, “항구의 온기와 음악에 젖어 일상의 여러 감정이 정화된다”는 댓글도 줄을 잇는다.

 

이곳을 걷다 보면, 바다 곁에서 살아온 사람들이 쌓아 온 이야기와 손끝의 생활이 오롯이 스며 있는 걸 느낄 수 있다. 삼학도의 설화, 항구마을의 풍요와 공동체 정신, 그리고 세대가 함께 어우러져 파티를 즐기는 밤은 단순한 경험을 넘어 새로운 계절의 의미가 된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목포항구축제는 단지 지역 축제가 아니라 바로 지금, ‘한국의 바닷가 마을이 기억을 다시 나누는 방식’이 되고 있다.

최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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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항구축제#파시해상퍼레이드#삼학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