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8 결승 승부”…오상욱, 구본길 제압→전국체전 사브르 왕좌 탈환
부산 스포원파크 금정체육관을 가득 메운 관중들의 숨결과 박수, 결승 전광판에 새겨진 '15-8'의 숫자만큼 뜨거운 날이었다. 오상욱이 마지막 득점을 올리던 순간, 좌중은 환호와 탄성으로 하나가 됐다. 경기 내내 이어진 긴장감과 집중력, 그리고 승부의 끝자락에서 터진 감정의 파도가 경기장을 가득 채웠다.
오상욱(대전광역시청)은 25일 열린 제106회 전국체육대회 남자 일반부 사브르 개인전에서 대전 대표로 출전해 정상의 자리에 올랐다. 16강전에서 허인섭(국군체육부대)을 15-3으로 꺾은 오상욱은, 8강전에서 원태영(호남대)을 15-9로 눌렀다. 이어 준결승전에서는 박태영(화성특례시청)과 접전을 펼친 끝에 15-11로 결승행을 확정지었다.

결승 상대는 최근 국가대표팀에서 다시 한 번 호흡을 맞추게 된 구본길(부산광역시청)이었다. 세계무대에서 세 차례 올림픽 단체전 금메달을 합작한 베테랑 구본길과의 맞대결은 시작 전부터 큰 관심을 모았다. 오상욱은 한 점 한 점 짜내는 강한 공격에 안정된 수비를 더해, 내내 자신감을 잃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결국 15-8이라는 점수로 구본길을 제압하며, 2년 만에 개인전 우승 트로피를 다시 들었다.
이번 우승으로 오상욱은 국내 사브르 정상의 저력을 입증했을 뿐 아니라, 대표팀 복귀를 앞둔 자신의 컨디션과 경기 감각을 확실히 증명했다. 올해 파리 올림픽에서 개인전 금메달과 단체전 3연패에 성공하며 두 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오상욱은, 시즌이 끝난 뒤 한동안 대표팀에서 물러나 있었다. 반드시 평정심과 실전 감각을 되찾아야 했던 그는 새로운 시즌을 앞두고 힘 있는 출발을 알렸다.
2연패 도전에 실패한 구본길(부산광역시청)도 빛났다. 전국체전 2연패 달성에는 아쉽게 실패했지만, 올해 국내 주요 4개 대회를 합산해 개인전 1위에 오르며, 변함없는 실력을 보였다. 내년 시즌 선발에도 확실한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다른 종목에서도 평소의 강자들이 존재감을 드러냈다. 여자 일반부 사브르 개인전에선 윤소연(대전광역시청)이 세계랭킹 4위 전하영(서울특별시청)을 결승에서 꺾고 챔피언에 올랐다. 남자 에페는 권영준(익산시청), 플뢰레는 하태규(충남체육회)가 각각 1위를 기록했다. 여자 에페의 정상은 박소형(전남도청), 플뢰레는 최민서(안산시청)가 차지했다.
오상욱의 메달 행진과 함께, 팀을 응원하던 팬과 관중들은 그의 복귀와 도전에 힘을 보냈다. 새로운 각오와 의욕으로 대표팀 합류를 앞둔 오상욱이 다음 시즌 국내외 무대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모두의 시선이 모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