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형제 송강호X강동원, 숨겨진 신분의 어긋난 운명”…남북 브로맨스 위태로운 진실→영화적 파장

차분한 화면에 울려 퍼지는 음악과 함께 ‘의형제’ 속 두 남자는 서로를 믿을 듯 말 듯한 눈빛으로 시선을 붙든다. 송강호와 강동원이 만들어낸 남북 브로맨스는 스크린을 통해 상처만 남은 시대와 조우하며 한없이 쓸쓸한 감정선을 그려냈다. 영화 ‘의형제’는 연기 내공이 깊은 송강호의 국정원 요원 ‘한규’, 그와 운명적으로 얽힌 강동원의 남파공작원 ‘지원’이 서로의 신분을 숨긴 채 살아가는 처절한 사투를 보여준다.

작전 실패로 파면당한 한규, 배신의 꼬리표를 단 채 남겨진 지원. 6년의 시간이 지난 뒤, 어딘지 모를 이질감을 안고 서로의 존재를 눈치채게 되는 두 인물은 각자의 상처와 비밀을 안은 채 조심스럽게 손을 잡는다. 하지만 목적이 뒤얽힌 관계는 쉽게 균열을 내비치며, 언젠가 드러날 수밖에 없는 진실 앞에 서늘한 긴장감이 감돈다. 장훈 감독의 감각적인 연출 아래 극의 내러티브는 절제된 대사와 애틋한 눈빛 교환만으로도 뚜렷한 울림을 남긴다.

‘기생충’의 송강호와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 강동원, 그리고 박혁권, 윤희석, 전국환, 최정우 등의 배우 군단이 만든 이 영화는, 냉혹한 현실과 한없이 연약해진 인간의 내면을 서정적으로 포착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별출연진의 신선함, 박진감 넘치는 후반부 전개 역시 숨겨진 명장면으로 꼽힌다.

영화에 대한 깊은 이해와 감상이 어우러진 영화 리뷰 프로그램 ‘출발! 비디오 여행’은 매주 일요일 낮 12시 5분에 시청자를 찾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