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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우 콜드 승부의 그라운드”…LG, 폭우 속 6연승 질주→한화 1위 추격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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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우 콜드 승부의 그라운드”…LG, 폭우 속 6연승 질주→한화 1위 추격 시동

서윤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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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가 쏟아지던 대구의 밤, LG 트윈스 선수단은 마치 빗물에 쓸려 내려갈 위기에서 다시 한 번 기회라는 파도를 탔다. 끌려가던 경기의 리듬이 5회 반전으로 확 뒤집힌 순간, 그라운드는 갈채와 환호로 진동했다. 강우 콜드게임, 그 드라마틱한 엔딩은 LG에게 6연승의 에너지를 안겼다.

 

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원정 경기에서 LG 트윈스는 삼성 라이온즈와의 접전 끝에 6-3 역전승을 거뒀다. 8회 초, 갑작스러운 호우로 콜드게임 선언이 이뤄지며 최종 스코어가 확정됐다. 이는 이번 시즌 7번째 강우 콜드게임 기록으로, 양 팀 모두에게 아쉬움이 남은 한판이었다.

“강우 콜드게임 역전승”…LG, 삼성 꺾고 6연승 1위 한화 추격 / 연합뉴스
“강우 콜드게임 역전승”…LG, 삼성 꺾고 6연승 1위 한화 추격 / 연합뉴스

초반 흐름은 삼성이 앞서 있었다. 그러나 LG는 5회 초의 한순간, 벤치의 집중력과 상대 실책이 맞물리며 순식간에 경기를 뒤집었다. 신민재가 볼넷으로 포문을 열었고, 이어진 최원영의 희생 번트와 김현수의 볼넷을 틈타 1사 1, 2루의 찬스를 만들었다. 여기서 문보경이 우전 적시타로 첫 반격포를 쏘아 올렸다. 이어 삼성 2루수 류지혁의 실수로, 김현수와 문보경이 잇달아 홈을 밟으며 4-3 역전에 성공했다.

 

7회 초에도 흐름은 LG 쪽으로 기울었다. 오지환이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우월 솔로 홈런을 뽑아내자, 관중석에는 탄성이 흘렀다. 이후 박관우의 1루 맞고 튄 행운의 내야안타, 박해민의 우전안타에 이어 신민재까지 적시타를 더하며 추가점이 터졌다. 만회 불가능한 6-3, 빗방울은 LG의 기세보다 오히려 조용했다.

 

선발 요니 치리노스는 5이닝 6피안타 3실점(2자책)으로 위기 속에서도 안정감을 보였고, 시즌 9승째를 챙겼다. 반면 삼성 선발 헤르손 가라비토는 1피안타만 허용하고도, 9개의 사사구와 수비 실책에 발목이 잡혀 5이닝 4실점으로 마운드를 내려왔다. 이날 패배로 삼성은 5연패 늪에 빠지며 8위에 머물고 말았다.

 

반면, LG는 후반기 13승 2패의 상승곡선을 그리며 어느새 2위 자리를 이날 확실히 꿰찼다. 한화 이글스와의 승차도 완전히 사라졌다. 한화가 59승 38패 3무, LG가 61승 40패 2무로 각각 승률 0.608과 0.604를 기록하며, 리그 순위표는 숨 막히는 신경전의 장이 됐다.

 

집요한 추격, 그리고 잠시 멈춘 그라운드. LG의 손에 쥐어진 6연승의 의미가 더욱 크게 다가오는 이유다. 팬들은 폭우가 경기장을 멈추게 한 순간에도, 조금 더 간절하게 함성과 박수로 응답했다. 리그의 긴 여름밤, 이 여운은 오래도록 기억될 것이다.

서윤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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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트윈스#삼성라이온즈#한화이글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