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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족구병 급증, 백신 없어”…여름철 영유아 감염병 경보
IT/바이오

“수족구병 급증, 백신 없어”…여름철 영유아 감염병 경보

조보라 기자
입력

수족구병이 영유아를 중심으로 급격히 확산하며 여름철 감염병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질병관리청은 7월 말 기준 전국 표본감시에서 외래환자 1000명당 20.8명이 수족구병 의심환자로 보고됐다고 밝혔다. 한 달 전 12.6명과 비교해 불과 한 주 만에 65%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영유아 환자가 특히 많아 0~6세 연령대에서는 1000명당 27.8명으로 확진자가 집중됐다. 지난해 7월에도 한 달간 15만명 이상의 환자가 발생해 수족구병이 대표적인 여름철 감염병으로 자리 잡고 있다.  

수족구병은 콕사키바이러스A16, 엔테로바이러스 71 등 장바이러스 계열에 의해 발병하는 감염성 질환이다. 손과 발, 입안 점막에 궤양과 물집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으로, 특히 4세 이하 소아에서 집단 환자가 많이 확인된다. 바이러스 전파 경로는 주로 감염자의 분변이나, 침·콧물 등 분비물과의 직접 접촉이다. 잠복기는 3~5일, 발병 첫 1주일이 가장 전염력이 높다. 작은 궤양 병변이 연구개, 혀, 잇몸, 입술 등에 생기고, 이로 인한 통증 탓에 심한 경우 음식이나 물 섭취가 어렵다. 일부에서는 고열, 열성 경련, 탈수 등 심각한 합병증도 동반될 수 있다.  

현재까지 수족구병은 예방 백신이 개발되지 않았고, 항바이러스제 같은 특별한 치료제 역시 존재하지 않는다. 대부분 3~7일 이내 자연 회복되지만, 급성기에는 충분한 수분 섭취가 중요하다. 서울아산병원 이주훈 교수는 "아이가 아파하더라도 물을 자주 조금씩 먹여야 하며, 먹는 양이 현저히 적을 경우엔 병원에서 정맥수액 치료를 받아 탈수를 예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수족구병이 전염성이 매우 높으므로, 증상 발현시 1주일간 등원 중지와 더욱 철저한 손 위생 관리를 주문하고 있다.  

글로벌 바이러스 감염성 질환 시장에선 미국·유럽 일부에서 수족구병 관련 백신 시도가 있으나 미허가 단계에 머물러 있다. 국내에서도 치료제·예방백신 관련 연구가 진행 중이지만, 상용화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따라서 현 단계에선 위생관리와 신속한 의료 대응만이 근본적인 예방책으로 지적된다.  

업계와 의료계는 무더위와 집단 생활 환경이 맞물리며 향후 수족구병 환자가 더 늘어날 수도 있다고 내다본다. 산업계는 이번 바이러스 질환 대응이 신약개발뿐 아니라, 공공보건정책의 혁신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기술과 윤리, 산업과 제도 간 균형이 새로운 성장의 조건이 되고 있다.”

 

조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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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관리청#수족구병#서울아산병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