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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 메이저 2승 신화”…코코 고프, 사발렌카 역전→프랑스오픈 감동의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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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 메이저 2승 신화”…코코 고프, 사발렌카 역전→프랑스오픈 감동의 우승

정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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찢어질 듯 긴장된 순간, 코코 고프의 표정은 믿음으로 가득했다. 파리의 축복 아래 쏟아진 환호 속, 고프는 누구보다 단단한 마음으로 세상을 향해 스스로를 증명했다. 21세 젊은 챔피언의 손끝마다, 새로운 전설의 기운이 퍼졌다.

 

2024 프랑스오픈 테니스 여자 단식 결승이 7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렸다. 이날 결승에서는 코코 고프가 세계 1위 아리나 사발렌카를 상대로 특별한 무대를 만들어냈다.

“21세 메이저 2승 달성”…고프, 사발렌카 제압→프랑스오픈 정상 등극 / 연합뉴스
“21세 메이저 2승 달성”…고프, 사발렌카 제압→프랑스오픈 정상 등극 / 연합뉴스

초반 주도권은 사발렌카에게로 향했다. 공격적인 스트로크로 경기 흐름을 쥐었으나, 고프는 순간마다 침착한 수비와 빠른 발놀림으로 기회를 넘겼다. 1세트는 1시간 20분이 넘는 접전 끝에 사발렌카가 타이브레이크에서 7-5로 가져가 팬들의 긴장감을 끌어올렸다.

 

반면 2세트부터 고프는 전략적으로 분위기를 전환했다. 점차 공세를 높이며 6-2로 세트를 챙겼고, 마지막 3세트에서도 6-4로 승리해 최종 세트스코어 2-1(6-7 6-2 6-4) 역전 우승을 확정했다. 고프의 파워풀한 패싱샷과 흔들림 없는 집중력이 빛났다. 무엇보다 사발렌카의 실책까지 유도하며 경기를 쥐락펴락했다.

 

이번 우승으로 고프는 2015년 세리나 윌리엄스 이후 처음으로 미국 선수가 프랑스오픈 여자 단식 트로피를 들어올린 우승자가 됐다. 클레이코트에서 펼친 집중력과 기술, 경기를 읽어내는 노련함이 압권이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고프는 “최고가 되고 싶다는 아버지의 말을 항상 기억한다. 앞으로도 도전은 계속될 것”이라며 의미를 더했다. 장 크리스토프 포렐 코치는 “고프의 강인한 정신력이 우승의 밑거름”이라고 평가했다.

 

고프는 이미 지난해 US오픈 정상을 차지한 데 이어, 올해 프랑스오픈까지 통산 메이저 2승을 기록하며 21세 3개월 만에 세계 스포츠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에 따르면 고프는 2023년 한 해 동안 3천440만달러(약 476억원)의 수입으로 여자 스포츠 선수 수입 1위에 올랐다.

 

프랑스오픈 결승을 직접 지켜본 관중들은 “역사적인 순간”이라며 고프를 연호했다. SNS에는 “침착한 경기 운영이 베테랑 이상”, “윌리엄스의 뒤를 잇는 미국의 자랑”이라는 찬사가 쏟아졌다.

 

고프의 다음 도전은 30일 개막하는 윔블던이다. 고프의 윔블던 최고 기록은 2019년 16강 진출이다. 전문가들은 “잔디 코트에서 강력한 포핸드와 일관된 경기력이 더욱 중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리나 윌리엄스처럼 프랑스오픈 정상 이후 곧바로 윔블던과 US오픈을 석권할지, 코코 고프의 새로운 전설은 이제 잔디코트 위에서 펼쳐질 예정이다.

 

하루를 견디는 손, 무거운 발걸음, 잠시 머문 환호 속 표정. 고프의 성장은 마치 파리의 햇살처럼 조용히, 그러나 깊게 다가왔다. 프랑스오픈이 전한 이 감동의 기록은 6월 7일 밤, 세계 테니스 팬들의 마음에 오래도록 머물렀다.

정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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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고프#사발렌카#프랑스오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