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전용사의 희생, 잊지 않을 것”…재외동포 청년들 유엔기념공원서 평화의 의미 새겼다
전쟁의 희생과 평화의 의미를 두고 재외동포 청년들과 유엔기념공원이 맞붙었다.
2025년 7월 26일 부산 남구 대연동 유엔기념공원에서 재외동포청 산하 재외동포협력센터의 초청을 받은 37개국 120명의 동포 청년들이 한국전쟁 참전용사들의 숭고한 희생을 기려 헌화하며, 모국과 연결된 정체성을 되새겼다. 이번 행사는 역사 체험과 문화 체험을 아우르며, 동포 청년들이 조국과 동시대성을 공유하는 자리가 됐다.
유엔기념공원은 1951년 유엔군사령부가 조성한 세계 유일의 유엔군 전몰장병 공식 묘역으로, 오늘날 11개국 2300여 명이 안장돼 있다. 이날 행사에는 재외동포협력센터 이영근 상임이사와 미국, 영국, 튀르키예, 캐나다, 우즈베키스탄 대표 청년들이 헌화에 나섰다. 대표로 헌화한 영국 노팅엄대의 송민준 씨는 “180만 명이 참전해 3만6천 명이 전사한 유엔군 참전이 없었다면 오늘의 한국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헌화를 통해 모국이 왜 특별한지 깊이 느끼게 됐다"고 밝혔다.

미국 참가자인 전하린 씨도 “평화의 땅 한국에 이런 전쟁의 역사가 있다는 사실에 마음이 무거웠다”며 “참전용사 희생을 잊지 않겠다”고 전했다. 참가 청년들은 유엔기념공원 일원을 돌며 한국전쟁의 역사와 유엔 참전국의 역할을 상세히 살폈다.
이어 청년들은 광복 80주년을 맞아 부산박물관을 찾아 독립운동과 범어사 관련 전시, 일제강점기 스님들의 항일활동과 선조들의 삶을 체험했다. 스탠퍼드대의 김서현 씨는 “미국 독립선언문은 익숙하지만 대한민국 독립선언문은 오늘 처음 접해 반성했다”며 모국 방문의 의미를 되새겼다.
오후 일정으로 진행된 국립부산국악원 방문에서는 국악 강사 지도하에 120명 전원이 강강술래를 체험하고, 전통 종목인 탈·악기 만들기와 장단 맞추기로 활기찬 교류의 시간을 가졌다. 이탈리아 참가자 박유빈 씨는 “강강술래가 우리의 혼이 담긴 민속임을 실감했다”고 말했다.
이영근 상임이사는 “과거와 현재, 아픔과 예술을 함께 경험하면서 동포 청년들이 역사와 문화 속에서 자긍심을 갖길 바란다”고 했다. 일정을 마친 동포 청년들은 “모국과의 연결을 소중히 여기겠다”며 소회를 밝혔다.
정치권은 차세대 동포연수 행사가 모국에 대한 뿌리의식을 심어주는 계기로 이어지기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정부는 모국 방문 프로그램 확대 등 관련 정책 검토에 나설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