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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온계가 멈췄다”…장성, 낮 36도 폭염에 일상도 멈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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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온계가 멈췄다”…장성, 낮 36도 폭염에 일상도 멈췄다

신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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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장성에서는 온도를 확인하는 것조차 더위를 실감하는 일이 됐다. 한낮이면 거리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기, 땀이 금세 차오를 만큼 눈부신 햇살. 예년엔 덥다고 해도 그늘을 찾으며 견뎠지만, 이제는 그마저도 버겁게 느껴지는 한여름의 생활이 계속되고 있다.

 

25일 장성의 낮 기온은 36도까지 치솟았다. 아침 최저기온이 24도인 데다, 하늘에 구름 하나 없는 맑은 날씨가 펼쳐지며 새벽부터 이미 공기가 후끈했다. 온도계 숫자보다 더 뜨겁게 다가오는 건 습도와 일사량. 햇볕에 직접 노출된 피부는 잠시만 걷더라도 이내 지치는 느낌이었다. SNS를 보면 “낮에 한 번만 바깥에 나가도 온몸이 녹는다”, “올해 들어 가장 숨막힌 날” 같은 폭염 인증이 이어지고 있다.

출처: 아큐웨더
출처: 아큐웨더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기상 예보에 따르면 26일부터 28일까지도 한동안 36도 폭염이 멈추지 않는다. 특히 27일 주말에도 뜨거운 기온은 낮추지 못한 채, 지역 곳곳에서 체감온도 38도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9일 들어 비로소 33도까지 내려간다지만, 일반적인 ‘더위’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 무더위가 끝나지 않는다니 주민들은 말 그대로 ‘견딤’의 일상을 보내고 있다.

 

일상생활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무엇이 가장 힘드냐는 질문에 장성 주민 박성희 씨(43)는 “이 더위에 장을 보러 나가는 것도 용기 내야 할 일”이라고 표현했다. “리모컨만 찾던 날씨가 아니라, 무조건 에어컨 근처로 피신하게 된다”고도 덧붙인다. 실제로 지역 편의점, 마트, 은행에는 잠시나마 더위를 식히기 위한 시민들의 발길이 늘었다. 장성 보건소 관계자 역시 “온열 질환자 증가가 우려되는 만큼 수분 보충, 충분한 휴식, 야외 활동 자제 등 기본 수칙을 꼭 지켜달라”고 조언했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더위로 밤잠을 설친다”, “이 정도면 잠깐 비라도 오면 소원이 없겠다” 등 폭염 속 지친 마음을 나누는 글이 많다. 많은 주민들은 “여름이면 찾아오는 덥고 습한 날씨, 이제는 새로운 대비와 생활 습관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은다.

 

7월 마지막 주가 지나면 기온은 다소 내려가고, 30일부터는 뇌우와 소나기 예보가 있다. 8월 1일에는 갑작스러운 거센 소나기가 예고돼 있다. 예고된 변화에 기대를 걸면서도 시민들은 한 편으론 “이제 폭염도, 소나기도 우리 생활의 한 부분이 됐다”며 담담한 반응을 보인다.

 

작고 사소한 선택, 그늘 찾기와 물 한 잔 챙기기가 폭염 속 우리 삶을 지키는 힘이 됐다. 지금 이 여름의 일상은 누구나 겪고 있는 ‘나의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신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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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폭염#날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