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직한 빈자리 실감”…벤 데이비스, 손흥민 이별 앞 아픔→토트넘의 깊은 동료애
서울월드컵경기장을 뒤덮은 박수와 환호 속, 벤 데이비스는 친구의 뒷모습을 오래도록 바라봤다. 오랜 시간 곁에 있었던 손흥민과의 작별이 현실이 됐다. 데이비스의 눈빛엔 애틋함과 복잡한 마음이 교차했다.
지난 3일 ‘쿠팡플레이 시리즈’ 2차전에서 토트넘 홋스퍼는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데이비스는 선발로 출전해 80분을 책임지며 견고한 수비를 이끌었다. 후반 20분, 손흥민이 교체로 물러나며 주장 완장을 데이비스에게 건넸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두 동료의 끈끈한 우정과 의미가 고스란히 전해진 장면이었다.

경기 후 믹스드존에서 만난 데이비스는 손흥민을 “훌륭한 선수이자 오래된 친구”라 평가했다. 그는 “앞으로 손흥민 없이 뛰게 된다는 게 묘한 기분”이라며 이별의 아쉬움을 진솔하게 털어놓았다.
토트넘에서 2014년부터 함께한 데이비스는 손흥민의 아들의 대부이기도 하다. 두 사람의 인연은 그라운드 안팎에서 이어져 왔다. 데이비스는 “무슨 일이 있든 우린 또 만날 것이다. 어디에 있든 행복하길 바란다”며 자신의 응원을 전했다. 이어 “비록 슬프지만 친구로서 그의 성공을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손흥민 역시 “데이비스가 울 뻔한 장면은 처음이었다”고 할 만큼, 두 선수의 작별 순간은 주위 동료들에게도 진한 여운을 남겼다. 데이비스는 “도시가 달라져도 가족은 변하지 않는다”며 손흥민과의 관계를 가족에 비유하며 깊이를 더했다.
마지막으로 데이비스는 손흥민이 토트넘에 남긴 의미에 대해 “팀의 문화와 한국과의 특별한 인연을 모두 만들어 낸 선수”라고 강조했다. 손흥민의 이별이 토트넘에 주는 상실감은 팀 전체를 적셨다.
유니폼을 벗고도 이어지는 우정, 마음에 남은 환한 미소. 선수들의 아쉬움은 경기장의 열기에 고스란히 번졌다. 손흥민과 데이비스가 쌓아온 시간은 이제 토트넘의 새로운 서사의 일부로 남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