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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타 극장골과 선방”…브라질, 콜롬비아와 연장 혈전→여자 코파 5연패 금자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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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타 극장골과 선방”…브라질, 콜롬비아와 연장 혈전→여자 코파 5연패 금자탑

한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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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분간의 벼랑 끝 혈투, 숨을 죽이던 관중 속에서 노장 스트라이커 마르타의 두 주먹이 하늘을 갈랐다. 패배 직전, 후반 추가시간 한가운데 울려 퍼진 동점골은 지친 선수단에 한 줄기 희망이었다. 이어 승부차기 극장 승부 끝 브라질 여자축구대표팀의 5연패 감격은 남미 전역을 뜨거운 박수로 물들였다.

 

2025 여자 코파 아메리카 결승이 3일 에콰도르 키토 로드리고 파스 델가도 경기장에서 펼쳐졌다. 브라질과 콜롬비아는 120분 치열한 공방에도 승부를 가리지 못하며 역대급 접전을 연출했다. 브라질은 전반 25분 콜롬비아 린다 카이세도에게 선제골을 내줬으나, 안젤리나의 페널티킥 동점골로 균형을 맞췄다.

“마르타 연장골·승부차기 선방”…브라질, 콜롬비아 꺾고 남미 5연패 달성 / 연합뉴스
“마르타 연장골·승부차기 선방”…브라질, 콜롬비아 꺾고 남미 5연패 달성 / 연합뉴스

후반 24분 수비수 타르시아니의 자책골로 다시 뒤처졌으나, 아만다 구티에레스가 35분 만회골을 터뜨렸다. 종료 직전, 콜롬비아가 마이라 라미레스의 추가득점으로 한 발 앞서며 승기를 잡는 듯 보였다. 하지만 빛바랜 패배와는 거리가 멀었다. 마르타가 교체투입된 후반 추가시간 51분, 극적인 동점골로 팀을 구했다.

 

연장에 들어선 뒤 마르타는 전반 15분 다시 한 번 골망을 흔들며 브라질이 처음으로 앞서가게 했다. 하지만 콜롬비아 레이시 산토스의 동점포로 연장 후반경기마저 원점으로 돌려놨다. 마침내 승부차기로 향한 승부, 양 팀 모두 각각 두 번씩 실축하며 팽팽함이 이어졌다. 마지막 6번째 키커, 브라질 골키퍼 로레나가 콜롬비아 카라발리의 킥을 막아내며 5-4 짜릿한 승리를 일궈냈다.

 

이날 승리로 브라질은 아홉 번째이자 다섯 대회 연속 남미 챔피언에 오르는 영예를 안았다. 1991년 첫 대회 개최 이후 10회 중 9차례 정상 등정이라는 압도적인 기록을 남겼다. 마르타는 결정적 두 골에 힘입어 최우수선수로 등극하며, 세계 최정상 선수다운 위엄을 다시 한 번 뽐냈다. 콜롬비아는 두 대회 연속 결승에서 아쉽게 준우승에 머물렀다.

 

경기가 끝난 뒤 브라질 팬들은 눈물을 쏟았고, 마르타의 벅찬 포효는 그라운드를 가득 채웠다. 남미 여자축구의 저력, 그 중심에는 여전히 브라질이 있었다. 휴식 없이 다가오는 월드컵 무대에서도 이들의 질주는 멈추지 않을 전망이다.

 

하루를 건 싸움 끝에 남긴 것, 승자와 패자의 시선 너머 흐르는 박수와 눈물이다. 여자축구를 향한 마음들이 모여든 2025년 코파 아메리카 결승전의 기록은 에콰도르 밤하늘 아래 오래 기억될 것으로 보인다.

한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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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타#브라질여자축구대표팀#콜롬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