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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내리는 정원 산책”…태안 흐린 날씨에도 자연 속 힐링이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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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내리는 정원 산책”…태안 흐린 날씨에도 자연 속 힐링이 일상

신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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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도 높은 흐림과 가끔 내리는 비, 요즘 태안에선 이런 날씨가 더 특별하게 느껴진다. 예전엔 햇살 가득한 날만을 기다렸지만, 이제는 구름이 내려앉은 정원과 촉촉한 공기 속 산책이 일상 속 작은 쉼표가 된다.

 

오후 3시, 체감온도 31도에 습도 92%. 여름철의 무거운 공기와 잦은 소나기 예보에 많고 많은 나들이 계획이 주춤할 법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NS에서는 ‘우비 인증샷’과 빗방울이 맺힌 연잎 사진들이 연이어 올라온다. 이곳 사람들은 오히려 흐린 여름이 만들어주는 자연의 무드와 한적함을 즐긴다.

사진 출처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태안팜카밀레
사진 출처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태안팜카밀레

실제로 태안 대표 명소인 청산수목원에선 연꽃과 다양한 정원을 배경으로 ‘소리로 듣는 여름’을 체험할 수 있다. 빗방울이 연잎 위에 떨어지는 소리를 듣다 보면, 바쁜 도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난 듯한 해방감마저 든다. 코리아플라워파크나 네이처월드처럼 꽃을 주제로 한 테마파크는 비 오는 날 포토존이 더욱 운치 있게 다가와 우산 하나면 낭만적인 풍경 속 주인공이 될 수 있다. 계절을 따라 해바라기와 백일홍이 활짝 펴, ‘흐림’이 오히려 색감과 시간을 더한다는 후기도 많다.

 

섬 여행을 선호하는 이들에겐 신진도가 인기가 높다. 구름이 내려앉은 방파제와 쏟아지는 빗소리, 신선한 해산물 먹거리까지. 자연스럽게 ‘조용한 날씨와 어울리는 섬마실’ 트렌드를 만든다. 아이들과 함께라면 바람아래관광농원에서 동물 친구들을 보거나, 농장 체험 활동으로 잔잔한 하루를 보내는 사람들도 늘었다.

 

지역 관계자는 “날씨가 흐려도 태안만의 자연은 계절마다 각기 다른 힐링을 선물한다”며, “가벼운 비 소품만 챙긴다면 온 가족이 안전하게 즐길 수 있는 코스가 많다”고 전했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해마다 느끼지만, 흐린 날 더 예쁜 곳이 태안” “비 소리 덕분에 오히려 기억에 오래 남는다” 같은 공감이 많았다. 과거엔 ‘맑은 날만 나가는 여행’이 정석이었지만, 지금은 그 반대 풍경이 익숙해지고 있다.

 

작고 사소한 준비와 기대만 있다면, 흐린 언제든 특별한 하루가 된다. 계절의 변화 속에 자연스럽게 물든 태안의 일상은 우리 삶의 휴식법 역시 느릿하게 바꿔놓고 있다.

신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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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청산수목원#신진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