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파이프라인에 집중”…종근당·차백신, 신약 R&D 전략 전환
신약 개발의 방향성이 ‘선택과 집중’으로 재편되고 있다.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상업화 가능성이 가장 높은 핵심 파이프라인 위주로 자원과 인력을 집중하면서 R&D 효율성 제고에 나섰다. 업계는 이번 전략 변화가 글로벌 경쟁력 확보와 신약 상업화 가속화의 기점이 될 것으로 해석한다.
종근당은 최근 신약 개발 전문 자회사 아첼라(Archela Inc)를 공식 설립했다. 아첼라는 연구를 넘어 개발에만 특화된 NRDO(No Research Development Only) 사업모델을 도입했다. 초기 연구 외주화, 신속 임상 설계, 기술 수출 구조를 통해 혁신 신약의 상업화 속도를 크게 높인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아첼라는 CETP 저해제 ‘CKD-508’, GLP-1 작용제 ‘CKD-514’, HDAC6 저해제 ‘CKD-513’ 등 3개 파이프라인에 R&D 자원을 집중한다. CKD-508은 이상지질혈증 치료제로 미국 FDA 임상 1상 승인을 획득했다. CKD-514는 비만·당뇨 분야 혁신 신약으로, 경구 투여 가능성을 앞세운다. CKD-513은 뇌혈관장벽 통과 성능을 갖춘 난치성 신경질환 치료 후보물질이다. 신설 아첼라의 대표이사로 종근당 연구소 출신 이주희 박사가 부임했다.

차백신연구소(차바이오텍 계열) 역시 핵심 후보물질 2~3종 중심의 선택과 집중 전략을 공식화했다. 대표 파이프라인은 재조합 대상포진 백신 ‘CVI-VZV-001’, 반려동물 면역항암제 ‘CVI-CT-002’, 국내 최초 재조합 일본뇌염 백신 ‘CVI-JEV-001’ 등이다. 특히 ‘CVI-VZV-001’은 국내 개발 면역증강제 리포팜을 적용한 재조합 백신으로, 공급 불안정과 가격 장벽을 동시에 겨냥한다. 내년 임상 2상을 시작으로 기술 수출 및 글로벌 협력도 추진된다. 반려견 대상 항암제인 ‘CVI-CT-002’는 임상 1·2상 파일럿에서 100% 반응률을 기록했으며, 2027년 제품 출시를 목표로 임상 3상에 진입한다. 일본뇌염 백신은 치료제 부재라는 미충족 수요 공략에 초점을 맞춘다. 기존 B형간염 백신은 단독 개발에서 공동개발·라이선스 아웃 전략으로 전환한다.
경쟁이 치열해진 글로벌 신약 시장에서 선택과 집중 전략은 임상 성공률 제고, 재무 건전성 확보, 기술 수출 등 다층적 이점을 제공한다. 미국, 유럽 등 주요 업체들도 AI 기반 후보물질 발굴이나 오픈이노베이션 파트너십을 통한 속도전을 전개 중이다. 규제 측면에서는 FDA, 식약처 등 임상 승인 절차 단축과 데이터 기반 평가 강화가 병행된다.
전문가들은 "상업화 가능성이 높은 파이프라인 중심의 전략 전환이 국내 바이오 산업의 글로벌 진출 속도를 앞당길 수 있다"고 분석했다. 산업계는 R&D 투자구조 전환이 신약 시장 판도를 재편할지 주목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