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쩌는 신기록 그 순간”…에런 저지, AL 고의4구 36개→양키스 5-3 승리 견인
뉴욕 양키스타디움이 숨을 삼킨 정적 뒤에 터진 환호는 특별했다. 역사를 새기는 날, 에런 저지는 두 번 연속 고의 4구로 1루에 걸어나가며 새로운 아메리칸리그(AL) 신기록을 세웠다. 결정적 순간마다 벤치는 숙연했고, 저지를 향한 관중의 박수는 오래도록 메아리쳤다.
2025 메이저리그 AL 뉴욕 양키스와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경기는 26일 뉴욕에서 열렸다. 이날 뉴욕 양키스는 에런 저지를 2번 타자 우익수로 출전시켰고, 경기는 초반부터 치열한 양상으로 흘러갔다. 2회말 2사 2, 3루 상황에서 시카고 투수진은 타격 능력을 의식해 저지에게 첫 고의 4구를 허용했다. 6회 또다시 승부를 피하는 선택이 나왔고, 이로써 저지는 시즌 36번째 고의 4구를 받았다.

이는 AL에서 한 시즌 최다 고의 4구 기록으로, 1957년 테드 윌리엄스의 34개를 뛰어넘은 성과로 꼽힌다. 메이저리그 전체 역대 기록은 배리 본즈가 보유한 120개이나, 고의 4구 공식 집계가 시작된 1955년 이래 AL에서는 저지가 가장 많은 기록을 남기게 됐다.
에런 저지는 이전에도 62홈런으로 AL 한 시즌 홈런 기록을 세운 바 있다. 이번 시즌 역시 타율 0.330(1위), 홈런 51개(2위), 타점 109점(공동 4위), 출루율 0.457(1위), 장타율 0.683(1위) 등 모든 공격 지표에서 정상에 올랐다. 이날 경기에서도 3타수 2안타 1득점으로 제 몫을 해내며, 팀 승리에 밑거름이 됐다.
양키스는 4-3 리드를 끝까지 지키며 5-3으로 시카고 화이트삭스를 눌렀다. 시즌 후반부 들어 순위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저지를 향한 상대 팀들의 경계심이 한층 깊어졌음이 드러났다. 저지의 고의 4구 수가 상징하듯 상대 배터리의 선택도 극명히 갈렸다.
구장의 모든 시선이 한 인물에게 집중되는 상황에서, 팬들은 또 한 번 이정표와 같은 저지의 순간을 오래 기억할 전망이다. 가을야구 진출을 노리는 뉴욕 양키스는 이번 승리로 큰 동력을 얻었으며, 향후 일정과 더불어 저지가 또 어떤 기록을 보여줄지 기대감이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