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투자·보안 강화 논의”…배경훈, 통신 3사 CEO와 첫 간담회
AI 파운데이션 모델 투자와 통신 보안 강화가 이동통신 산업의 핵심 과제로 부상하는 가운데,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취임 후 처음으로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 CEO들과 오는 9월 11일 만남을 갖는다. 단말장치 유통구조법 폐지부터 해킹 대응, 망 이용대가 등 굵직한 이슈가 산적한 가운데 이번 간담회가 업계의 전략적 변화의 분기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 통신사들이 과기정통부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에 참여한 점도 이번 회동의 주요 의제로 부상했다.
이번 간담회는 배경훈 장관이 지난 7월 취임한 이후 첫 공식 상견례로, 통신업계 전반의 현안을 총괄적으로 점검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정확한 논의 주제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재명 정부의 ‘국가 AI 역량 강화’ 정책 방향에 따라 AI 네트워크 경쟁력 확보와 투자 확대가 주요 안건이 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SK텔레콤, LG유플러스는 과기정통부가 추진하는 대형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의 5개 컨소시엄 중 일부에 직접 참여 중이다.

통신 보안 강화도 중요한 논의 축이다. 올해 상반기 SK텔레콤에서 대규모 사이버 침해 사고가 발생한 이후, 배 장관은 장관후보자 시절부터 정보보호 체계 확립과 재발 방지 대책의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최근 3사가 발표한 향후 5년간 보안 투자 규모는 SK텔레콤 7000억원, KT 1조원, LG유플러스 7000억원 등 총 2조4000억원에 달하는 등 이 분야에 대대적 투자가 동시다발적으로 집행되고 있다. 특히 이번 간담회를 계기로 정부 차원의 실질적 보안 역량 제고 방안이 제시될 수 있을지 업계의 기대가 높다.
아울러, 최근 시행된 단통법 폐지와 한미 통상 협상에서 논의 중인 망 이용대가 문제 등 통신산업의 제도적·정책적 쟁점도 이번 회의에서 중점적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통신시장 구조 혁신과 글로벌 경쟁력 확보라는 측면에서 여러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이 첨예하게 갈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글로벌 통신 시장에서는 이미 AI 통신망 구축, 보안 내재화, 단말 유통 혁신을 둘러싼 기술 및 정책 경쟁이 본격화된 상황이다. 미국과 유럽의 이동통신사들도 주파수 정책과 사이버보안 규제에 대해 정부와 적극적으로 의견을 교환하며 산업 혁신을 가속화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국내 통신산업의 혁신 동력은 AI 네트워크 투자와 보안 인프라 강화에서 비롯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선 단통법 폐지 이후의 시장 변화와 망 이용대가 협상 등 정책 환경 변화가 향후 시장 예측을 어렵게 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현재 배 장관과 통신 3사 CEO 간 만남을 내부적으로 조율 중”이라고 전했다. 산업계는 이번 회동이 통신 시장의 구조 혁신과 AI 시대 경쟁력 강화의 신호탄이 될지 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