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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명 거래 의혹 6시간 만에 탈당”…이춘석, 투자자 여론에 등 떠밀렸다
정치

“차명 거래 의혹 6시간 만에 탈당”…이춘석, 투자자 여론에 등 떠밀렸다

윤지안 기자
입력

더불어민주당 이춘석 의원이 보좌진 명의의 주식 차명거래 의혹이 불거진 지 6시간 만에 자진 탈당을 결정했다. 주식 투자자들의 부정적 여론과 민주당 지도부의 신속한 조치 요구가 맞물리며 당내 혼란이 증폭되고 있다.

 

이춘석 의원의 차명 거래 의혹은 8월 5일 오전 11시 43분경 한 매체 보도로 처음 제기됐다. 본회의장에서 타인의 명의로 주식 거래를 하는 듯한 장면이 포착되며 논란이 커졌다. 보도 직후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사건 발생 약 2시간 30분 만에 당 차원의 긴급 진상 조사 지시를 내렸다.

이 의원은 처음엔 방송법 표결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잘못을 인정하는 한편, "타인 명의 계좌로 거래한 사실은 없다"고 적극 반박했다. 그는 또한 "당에서 조사하면 사실관계가 드러날 것"이라며 일단 자진조사 의지를 밝혔다.

 

그러나 이날 오후 8시경 이춘석 의원은 정청래 대표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당에 누를 끼쳐 죄송하다. 자진 탈당하겠다"고 뜻을 전했다. 진상조사 지시가 내려진 지 불과 6시간 만이었다. 정 대표는 이를 즉각 수용했다.

 

여기엔 최근 정부가 발표한 세제 개편안과 맞물린 투자자 불만, 그리고 이재명 대통령이 주식 시장 불공정 거래에 단호한 입장을 밝혔던 점이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양도소득세 대주주 기준 강화와 주식 차명거래 논란이 맞물리자, 당내에서도 신속한 거취 정리가 불가피하다는 시각이 힘을 얻었다.

 

권향엽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우리나라 주식시장 내 불법 거래는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는 대통령의 의지만큼, 당도 철저한 조사와 엄정 조치를 병행할 계획이었다"며, "이번 사안으로 국민께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하다. 당 대표 역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적잖은 충격이 이어졌다.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비공개 최고위원회의 참석길에 "진짜네, 가짜뉴스인 줄 알았더니"라며 놀라움을 표했다. 다른 중진 의원 역시 "쉴드가 어렵겠다"며 곤혹스러운 심경을 전했다.

 

국민의힘 등 야당은 주식 미공개 정보 이용, 자본시장법 및 금융실명제법 위반, 공직자윤리법 위반 가능성을 거론하며 이 의원을 즉각 형사 고발하겠다고 비판했다. 진보당 역시 "주식 거래 그 자체도 심각하지만, 차명 거래는 엄연한 불법"이라며 민주당을 압박했다.

 

이런 가운데 정청래 대표 체제의 개혁 드라이브가 예상치 못한 악재에 부딪혔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던 이춘석 의원의 탈당은 민주당의 검찰·언론·사법개혁 추진 동력 저하, 야당 공세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키우고 있다.

 

정청래 대표는 "이번 일을 계기로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고, 당 소속 의원들의 기강을 더욱 철저히 세우겠다"고 밝혔다고 권 대변인은 전했다.

 

국회는 해당 의혹을 두고 여야 간에 치열한 공방이 이어지고 있으며, 민주당 지도부는 추가 후속 조치를 포함해 당내 윤리 규정 정비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윤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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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석#정청래#더불어민주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