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단식 완승 합작”…이탈리아, 미국 격파로 빌리진킹컵 2연패→국가 대항전 새 역사
분위기가 뜨거웠던 중국 선전의 테니스 코트, 이탈리아 여자 대표팀의 투지는 침묵 대신 함성으로 이어졌다. 랭킹 열세라는 부담 속에서도 엘리사베타 코치아레토와 자스민 파올리니는 집중력을 잃지 않았고, 결국 미국을 상대로 완승을 합작하며 빌리진킹컵 2연패의 기쁨을 만끽했다. 결승에 쏟아진 양국의 응원과 긴장감, 선수들의 땀방울에 코트 공기는 어느 때보다 깊게 가라앉았다.
2025년 빌리진킹컵 여자 테니스 결승전에서 이탈리아는 세계 랭킹 7위와 17위 선수를 내세운 미국을 2-0으로 눌렀다. 1단식에 나선 코치아레토는 랭킹에서 크게 뒤졌지만, 거침없는 플레이로 에마 나바로를 6-4 6-4로 돌파하며 팀의 첫 점수를 올렸다. 곧이어 파올리니는 제시카 페굴라를 6-4 6-2로 완파, 두 단식 모두 승리를 챙기며 복식 없이 우승을 확정지었다.

역전 드라마의 주인공은 무엇보다 두 이탈리아 선수의 강인한 집중력이었다. 미국의 나바로와 페굴라가 각종 글로벌 랭킹과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로 주목받았지만, 이날만큼은 냉철한 승부사의 기운이 코치아레토와 파올리니에게로 향했다. 경기 내내 흔들림 없는 리턴과 수비, 민첩한 코트 워크가 인상적이었고 체력적 부담도 전략적 플레이로 상쇄했다는 평가다.
2년 연속 결승 무대에 선 이탈리아는 이번 승리로 빌리진킹컵 통산 6번째 우승 트로피를 품게 됐다. 미국(18회), 체코(11회), 호주(7회)에 이어 국가 대항전 최다 우승국 반열에도 이름을 올렸다.
결전의 끝, 네트를 사이에 두고 손을 맞잡은 선수들의 표정은 한층 부드러웠다. 코트에는 승부를 넘어 각자의 노력과 용기가 담겼다는 의미가 남았다. 2025 빌리진킹컵 결승의 여운은 테니스 여제들의 깊은 호흡 속에 오래도록 전해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