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이닝 8탈삼진 불꽃투”…하영민, 패전 속 빛난 에이스→키움 마운드 희망 보였다
고척돔을 메운 정적, 그 한가운데서 하영민의 투구는 묵직했다. 팀의 마지막 홈 등판, 에이스는 7이닝 8탈삼진의 분투로 고군분투했다. 득점 지원이 아쉬웠지만 마운드 위에서 보여준 집중력과 책임감은 그 어느 해보다 짙게 각인됐다. 하영민은 시즌 14패라는 쓴 기록을 안았지만, 그 이면에는 성장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았다.
24일 고척스카이돔에서 펼쳐진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에서 하영민은 올 시즌 28번째이자 마지막 선발 등판에 나섰다. 7이닝 동안 5피안타(1홈런) 8탈삼진 2실점이라는 강렬한 투구를 선보였으나 팀 타선이 침묵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시즌 기록은 7승 14패, 153과 3분의 1이닝, 134탈삼진, 평균자책점 4.99로 집계됐다.

경기 초반부터 양 팀 마운드는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다. 하영민은 경기 내내 위력을 잃지 않으며 KIA 중심 타선을 효과적으로 제압했다. 타점이 필요한 순간마다 절묘하게 삼진을 솎아내며 상대의 흐름을 차단했다. 특히 세부 기록에서 하영민의 도약이 돋보였다. 올해 기록한 FIP(수비 무관 평균자책점) 3.79는 LG 트윈스 임찬규의 3.84보다도 낮다. 지난해 9회에 그쳤던 퀄리티스타트는 올해 14회, 퀄리티스타트 플러스 역시 7회로 대폭 상승했다. 피안타율과 피OPS 모두 이전 시즌보다 개선됐다.
마운드를 내려오는 하영민을 향해 키움 팬들은 뜨거운 응원을 보내며, 책임감 무거운 한 해를 보낸 에이스의 노고에 박수를 보냈다. 다소 아쉬운 승수지만, 하영민의 성장은 통계와 함께 현장 분위기를 바꿔놓았다. 팀이 내년 안우진, 외국인 투수 2명과 함께 4선발 체제를 구축하게 될 경우 하영민의 존재감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구단도 내년에는 두 자릿수 승수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 시즌 내내 1선발이라는 무거운 책임을 안고 상대 에이스들과 정면승부를 펼쳐온 하영민은 투구 수와 기록이라는 이중의 무게를 묵묵히 감당했다. 팀의 든든한 버팀목이었던 하영민의 퀄리티스타트는 고척돔을 찾은 관중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팬들은 박수로 한 해의 수고를 격려했고, 내년 시즌 키움 마운드의 기대감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남은 가을, 키움 히어로즈는 하영민의 투혼이 닿은 그 마음을 바탕으로 또 한 번의 변화를 준비한다. 에이스의 땀방울로 채워진 마운드에는 팬들이 건네는 조용한 격려와 기대가 고요히 번지고 있다.